◎“구태의연하고 단절된 인간관계/벗어나고 싶은 욕망 담아보았죠” 스토리보다는 상황과 의식의 묘사 위주로 전개되는 소설집 「명왕성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문학과 지성사간)를 발표한 소설가 박인홍씨(40)는 도덕관, 윤리관, 기존 질서의 이중성을 뒤집어보려고 이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남산 외인 아파트를 부수고는 싶은데 힘이 약한 개인으로서 그저 돌이나 던져 보고 머리로 받아버린 정도』라고 주제를 이처럼 비유해 설명했다.
「그곳은 가깝지 않다」에는 아내에 대한 강렬한 살의가 드러나 있고 「여덟 마리의 노을」에는 성과 관련된 비속어들이 난무한다. 「똥통속의 넝마주이」는 남로당문건 논문 매스컴등 각종 자료의 인용문을 무의미하게 나열한다.
아내에 대한 살의는 가장 가까운 관계의 단절을 통해 기존 질서를 깨부수려는 의도를 상징한다. 온갖 비속어를 사용하며 성을 표현한 것은 성이 결코 아름답고 성스럽기만 한것이 아니고 폭넓게 권력과 연계돼 있는 현실을 암시하려는 뜻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똥통속의 넝마주이」의 인용문들은 창작과 창조로 포장된 상품들이 결국은 재탕이나 베껴먹은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씨는 『구태의연하고 단절돼 있는 인간관계와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어설프게 담았다』며 89년에 이어 두번째로 펴낸 이번 소설집의 성격을 정리했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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