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복잡한 집안사정서 누가 대화상대 돼야하나”/민자,향후정국 대비책차원 「무게중심」 설왕설래 민주당의 12·12공세가 당권다툼의 양상으로 변질되는 것과 때를 맞춰 민자당내에서는 조심스럽지만 흥미로운 물음 하나가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야당내의 힘이 어디에 있고 과연 누구를 대화파트너로 삼아야 정국이 순항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전제와 가설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 물음은 다분히 민주당의 내분을 부추기려는 대야교란카드적인 성격을 띠고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정국변수와 향후 정치일정등을 감안하면 이 질문이 전혀 엉뚱한 것만은 아니라는게 여권 호사가들의 주장이다. 요컨대 이기택대표의 지도노선이 김대중아태평화재단이사장의 견제로 휘청거린후 그동안 숨겨져왔던 민주당내의 불안정한 역학구도가 전면에 노출되고 내년초 조기전당대회가 불가피하게 된 만큼 여권도 상대의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은 최근 청와대가 김이사장이 주관하는 「아태 민주지도자회의」에 김영삼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전달키로 하고 김이사장이 이를 『고마운 일』이라고 받아들인 일에 주목하고 있다. 양쪽 모두 정치적해석을 극구 경계하며 행사일정이 우연히 정국소용돌이와 겹친 것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항간에는 이를 이른바 「신양김시대」의 상징적 사건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않다.
특히 이대표의 강공드라이브가 이같은 「신양김구도」를 깨려는 복선을 깔고있다는 분석이 공공연해 차제에 여권도 장기적인 시나리오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안의 성격이 극히 민감한데다 탁상공론의 성격이 강해 얘기가 「차라리 DJ가 전면에 나오는게 바람직하냐, 아니면 현재대로 야당이 KT등에 의해 위탁관리되는게 좋으냐」로 노골적으로 전개되면 모두 입을 닫아버린다. 굳이 말하자면 그동안 이대표측과 물밑대화를 가져온 사람들은 심정적으로 이대표를 원하는 표정이지만 대치정국에 넌덜머리가 난 40대의 소장의원들은 실세대화가 필요하다며 김이사장쪽에 무게를 싣는다.
지자제선거등 중요 정치일정을 7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돌출된 민주당의 집안사정은 김이사장과 이대표와의 역학관계, 특히 김이사장의 행보에 여권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계기가 됐다. 호사가들의 얘깃거리가 많아진 셈이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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