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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끝도 모를 「도세병리」/국민혈세 쌈짓돈 주무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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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끝도 모를 「도세병리」/국민혈세 쌈짓돈 주무르듯…

입력
199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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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서 교육계까지 “악취”/동료세금도 착복 비정한 세정/전산망갖춘 서울서도 비리속출 “충격” 인천 북구청과 부천시에서의 지방세횡령사건에 이어 서울 양천구와 울산 남구, 충북도등 전국 곳곳에서 세금횡령사건이 잇달아 적발되면서 도세행위가 전국화되는 현상을 보여 국민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드러나는 세금횡령비리는 인천 부천처럼 조직적이고 대규모인 경우에서부터 동료공무원의 갑근세·주민세 횡령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며 지역도 수도권도시에서 지방의 면사무소에까지 걸쳐 광역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세간에 「제3의 인천북구청」지역이 어디가 될것인가 하는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서울 양천구에서 차량취득세횡령사건이 터지고 또 강남구등지에서도 세무비리 사실이 드러나 주목을 끌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터질 때마다 행정기관들이 검찰고발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문제를 은폐·축소하는 관행을 계속해 상당수 세무직 일선공무원들이 큰 부담없이 도세를 자행해온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경우 지난23일 자체감사에서 세무2과 이귀남씨(43·7급)가 은행직인과 영수증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취득세 4백16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고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청이 통보한 규모를 훨씬 초과하는 1천9백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비리규모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씨는 은행의 출납도장을 위조, 가짜납세자 영수증을 발급해주고 은행보관용·구청통보용 영수증을 소멸시킨뒤 징수장부에 납세기록을 아예 누락시키는 방법을 사용, 인천북구청·부천시세금횡령과 같은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 울산시 남구청 세무과 직원 김연수씨(38·7급)는 92년1월부터 10월 사이에 모두 10건의 취득세를 납세자로부터 직접받아 은행에서 수납한 것처럼 위조, 수납소인을 찍은 가짜 영수필증을 보관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횡령, 역시 부천시비리와 유사한 방법을 썼다.

 김씨의 횡령액은 현재까지 드러난 액수만 1억2천6백여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검찰 수사에 따라 공모여부및 정확한 횡령규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수성구청에 세무비리가 있다는 첩보에 따라 구청관내 21개동 5만여 취득세 납부건수중 1만여건을 조사해 지난달 21일 부동산취득세 5천2백여만원을 가로챈 수성구청 세무1계직원 이필원씨(39)등 공무원 7명을 업무상횡령혐의로 무더기 구속했었다. 대구 수성구비리는 부천사건이 터지기전에 드러났으나 성수대교붕괴사고같은 대형사건에 묻혀 크게 문제되지 않았었다.  

 충북도에서는 29일 진천군초평면 지방행정주사보 이종범씨(32)등 3명이 7백만원대의 소득세를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도 감사결과 이들은 국세의 경우 징수일을 기준으로 다음달 10일까지 세무서에 납부해야 하나 세금을 장기간 개인적인 일에 유용했다가 최근 도종합감사가 시작되자 국고에 전액 납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북 봉화군 봉성면, 경남 함양군등지에서 공무원이 동료공무원들의 갑근세를 횡령하는등 군소행정지역에서까지 비리가 속출하는 판이다. 

 도세수법도 취득세와 등록세를 받으면서 은행직인등을 위조해 착복하는 것에서부터 동료들이 낸 소득세·주민세를 횡령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생각해낼 수 있는 세금횡령의 종류는 총동원」된 형국에 이르고 있다.

 동료들이 내는 소득세등을 착복한 사례 가운데 지난 9월 이후 적발된 내용만 해도 서울매동국교 서무과(5천5백만원), 경북 구미시 세무과(5천8백만원), 경북 구미교육청 관리과(2천4백만원), 경북도 교육청(1억7천3백만원), 전남 목포고 서무과(4천53만원), 논산교육청 서무과(2천8백만원)등 13건에 이르고 있다.  

 구미시의 경우 전 구미시직원 김종주씨(33·상모동사무소)가 92년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구미시 회계과에서 근로소득세 정산업무를 담당하면서 시청직원들이 구미세무서에 납부해야 할 갑종 근로소득세를 실제보다 적게 내고 영수증을 변조하는 방법으로 8차례에 걸쳐 5천8백만원의 차액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의해 구속됐다.

 이같이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세무비리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에서 세무직공무원 2명이 납세자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취득세를 감면해준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조사를 받는등 양천구 영등포구등에 이어 서울에서도 세금비리의 양상이 심상찮은 징조를 보이고 있다.【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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