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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과 세계화/김영환(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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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과 세계화/김영환(메아리)

입력
1994.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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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전문채널 V에서 마돈나의 고혹적인 자태와 함께 노래 「시크릿」이 흘러나온다. NHK BS1로 바꾸면 파리를 떠나 영불지하터널을 통과해 런던역에 처음 도착한 테제베의 모습이 보인다. 불TV를 중계한 것이다. 일본문화의 개방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상관없이, 안방 깊숙이 위성방송은 들어와 있다. 위성방송전쟁은 홍콩 스타텔레비전에 상업채널인 스카이포트가 가세해 가열되고 있다. 우리나라 시청자가 3백만에 이른다는 이 위성방송의 「침투」는 안방만은 아니다. NHK뉴스는 외국대사관이나 장거리여객기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다음 학기부터 16개국 위성방송을 직경 8 파라볼라안테나로 직접수신해 학생들의 각국사정파악과 어학연구에 이용하도록 준비를 갖췄다고 한다.

 스타텔레비전을 쏘는 홍콩은 작은 섬과 반도지만 중동에서 극동까지 아시아 53개국을 상대로 위성방송을 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어등 거의 모든 프로에 한자자막을 붙여 놓아 한자를 아는 극동을 가히 같은 문화권으로 묶는 감이 있다.

 우리도 위성방송을 하면 오사카의 재일동포, 연변의 조선족, 알마아타의 카레이스키가 모두 즐길 수 있다. 가령 박경리의 토지를 위성방송으로 띄운다면 수십개국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니 노벨상이 성큼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위성방송은 한국어와 문화를 알려는 외국인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매체이다. 광고는 우리 제품 소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컨대 최고의 문화사절이 될수있다. 「2천년대 7대영상물 제작국」꿈을 이루는 첩경일수도 있다.

 그러나 80년대 방송위성을 쏘아올리자는 논의가 있었을 때 일부인사들은 좁은 나라에 무슨 위성방송이냐고 반대했다. 그때의 반대가 지금 방송역조로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스타텔레비전에 우리의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뜰줄도, 국제화가 우리의 목표가 될줄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지리적 물리적 공간이 좁다고 경제적 문화적 외연마저 넓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정보화나 세계화란 외국 것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는게 아니다. 밖을 향 하여 우리의 에너지를 발신하는 모습이 돼야한다. 우리는 유럽에서 KBS의 단파라디오방송도 듣기 어렵지만 일본인들은 위성안테나로 90년대초부터 자국 텔레비전을 즐기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빨리 읽고 빨리 행동에 옮기자.<여론독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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