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피하고 시간 재활용/음식점·학원·스포츠센터 북적 새로운 아침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그동안 버려지다시피 했던 아침시간을 생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시간으로 「재활용」하려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면서 아침시간이 개인을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변화, 이에따른 새로운 문화가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날마다 되풀이되는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피해 아예 1∼2시간씩 일찍 집을 나서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데다 아침시간 활용을 중시하는 「플렉시블근무제」(부서 또는 개인사정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들도 늘면서 아침문화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교통체증이 극심해지자 이른 아침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자는 풍속도가 일반화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아침시장을 잡아라』
회사 밀집지역이나 지하철역근처 식당이나 노점상등에는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늘 만원이다. 외국어학원이나 운전·컴퓨터학원등은 아침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외국어와 운전 컴퓨터등을 배우려는 실속파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번거로운 저녁모임 대신 단촐하게 아침모임을 가지려는 사람들로 아침 일찍부터 호텔은 북적대고 골프나 수영등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스포츠센터등으로 몰리고 있다. 아침시장이 커지면서 외식업체 호텔 학원 스포츠센터등의 아침고객 유치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해장국집 라면집등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외국 패스트푸드업체들과 커피전문점들이 빵문화에 익숙해 있는 신세대 직장인을 겨냥, 아침장사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버거킹과 웬디스에 이어 미국의 패스트푸드업체인 하디스는 지난 15일부터 샌드위치 팬케이크 계란요리등으로 아침전용메뉴 4가지를 개발, 회사 밀집지역인 명동 광화문 종로등에 있는 8개 점포에서 팔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커피전문점도 늘고 있다. 이들 커피전문점들은 커피와 함께 햄버거 샌드위치등 아침식사를 제공,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맞벌이부부및 독신가구의 증가와 함께 식생활문화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아침식사를 대신할 각종 간편식들이 쏟아지고 있다. 야채죽이나 쇠고기죽등 죽종류와 스프 시리얼 각종 즉석국에서부터 주먹밥 국밥등 전자레인지나 오븐에서 데우기만 하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각종 즉석밥이 새로운 아침거리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제일제당 동원산업 롯데햄등 식품업체들은 아침시장이 간편식경쟁의 주격전장이라고 판단, 다양한 아침식사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바쁜 사회생활에 쫓겨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거나 으레 술자리까지 겸해야 하는 저녁모임의 부담과 아침교통난을 함께 피해 갈 수 있는 이점덕분에 아침모임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침고객을 잡으려는 호텔들의 노력도 각별하다. 다양하고 저렴한 아침메뉴를 개발, 아침모임 식탁위에 올려놓고 있다.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은 오트밀등 각종 곡물이나 과일류를 중심으로 건강조찬을 마련, 8천원대의 낮은 가격에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하얏트호텔과 롯데호텔등도 파워조찬 아침뷔페등 아침모임용 메뉴를 마련해놓고 있다.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피해 서둘러 집을 나선 직장인들은 회사 근처 외국어·컴퓨터학원에서 맑은 정신으로 외국어와 컴퓨터실력을 쌓는다. 종로2가에 위치한 파고다외국어학원의 경우 상오7시부터 시작되는 50여개의 새벽반이 모두 꽉 들어찰 정도로 새벽반에 대한 인기가 높다. 아침수강생의 절반이상이 직장인이라고 밝힌 학원관계자는 직장인의 숫자가 갈수록 늘어 새벽반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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