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헬름스… 클린턴과 외교결투 주목 빌 클린턴대통령은 내년 1월부터 더 권위를 찾아야 한다. 공화당의 상원장악이 시작되고 제시 헬름스의원이 상원외교위원장에 오르기 때문이다.
클린턴(48)과 헬름스(73) 두사람은 남부출신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서로가 그렇게 다를 수 없다. 그중 가장 큰 차이는 헬름스가 지닌 확고한 신념이다. 그는 22년의 의회활동을 통해 상원내 가장 보수적 인물로 자리매김돼 왔다.
레이건대통령이 재선되고 공화당이 상원에 우위를 점하던 84년 헬름스는 외교위를 떠맡을 수 있었으나 담배재배 중심지인 노스 캐롤라이나 출신으로 대신 농업위를 책임졌다. 당시 같은 공화당행정부의 국무부마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의 잣대로는 국무부의 강경책도 연성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이제 헬름스가 등장했다. 존슨대통령의 베트남정책을 사사건건 반박하던 윌리엄 풀부라이트의원의 뒷심이 돼주던 바로 그 외교위원장직이다. 그에 비하면 풀부라이트는 어린애에 불과하다.
워싱턴을 비롯한 세계각국의 관심은 헬름스가 외교위를 장악한 미국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이다. 최고의 저돌형 투사인 그가 파나마로부터 평양에 이르는 모든 대외정책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의 포문은 이미 열렸다. 투표 다음날인 9일 헬름스는 『행정부의 대외정책 전반에 걸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에게 보냈다. 그의 지적은 「쥐구멍으로 새는」 대외원조비에서부터 세계은행 기여금삭감, 해양조약 거부, 골란고원 파병반대등 광범위하다. 지난 14일에는 가트비준안 의회투표를 연기할 것을 대통령에게 은근히 협박했다.
클린턴은 적당히 거부했지만 앞으로 닥칠 본격적 도전은 만만치 않다. 클린턴 행정부내 그의 정치적 타킷은 무궁무진하다. 그가 맘을 먹으면 꽤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정리=정진석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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