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분개 “그냥 못넘어 간다”/소관 다투다 대통령여권 내던져/자유화연도 교섭결과 왜곡보고/“부처이기주의·복지부동 탓”질책 청와대가 외무부의 정상외교 보좌기능에 구멍이 뚫린데 대해 발끈했다. 청와대는 지난번 김영삼대통령의 아태3국순방때 외무부 직원의 대통령내외 여권 투척사건과 한국의 무역자유화연도 사전협의과정에서의 차질등에 대해 이미 진상조사를 끝내고 외무부에 인사조치등 처리를 지시했다.
청와대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직업관료들로 이루어진 외무부가 신분보장과 부처이기주의로 사실과 다른 왜곡보고를 하거나 정상외교때 업무과중을 이유로 정상외교에 따른 뒷일을 기피하려 하고 있기 때문. 청와대에 의하면 대통령내외 여권투척사건은 지난 19일 상오 김대통령이 호주방문을 마치고 시드니공항을 이륙하기 직전 특별기 기내 뒤편에서 일어났다.
외무부 여권담당사무관이 출국때부터 보관·관리해온 공식수행원및 비공식수행원의 여권을 나누어주던중 김대통령내외의 여권을 비롯한 청와대 부속실여권을 청와대 의전측에서 관리할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관계자는 『우리는 귀국직후 대통령을 모시고 청와대로 들어가는게 바쁘니 관례대로 외무부가 관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과정에서 서로 언성을 높인끝에 이 사무관이 김대통령내외의 여권이 포함된 청와대부속실 여권다발을 탁자위에 내던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외무부측은 이때 청와대 의전비서실 직원과 멱살잡이가 벌어져 외무부 사무관이 맞았고 여권다발도 내던진게 아니라 내려 놓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사단의 조짐은 전날 하오 캔버라에서 이미 벌어졌다. 당시 외무부의 수행원 화물담당 사무관은 화물전부를 외무부가 관리할 수 없고 지원나온 공보처측이 관리할 수 있는 일부화물과 여권은 공보처 직원들이 맡아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관례대로 정상외교를 총괄하는 외무부가 맡아 해야지 외무부에서 나온 여권담당과 화물담당 사무관은 외무부 관계자들것만 관리하고 별도로 공보처에서 여권과 화물담당이 따로 따라 오는 낭비를 왜 하느냐고 나무랐다.
APEC회의에 파견돼 있던 이장춘외무부외교정책실장이 사전교섭결과를 잘못알았는지, 또는 자신을 했는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왜곡보고한데 대해서도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실장은 당시 우리의 무역자유화연도가 2020년이 될 것이며 김대통령의 발제연설이 맨처음 있을 것으로 보고해와 김대통령이 그렇게 알고 출국했다가 15일 정상회의에 들어가서야 우리가 신흥공업국으로 선진국과 함께 2010년까지 자유화를 해야 하고 연설순서도 일곱번째인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당초 이 사안에 대해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이실장이 귀국후 언론인터뷰등을 통해 「딴소리」를 하자 묵과할 수 없다고 본 것같다.
또 김대통령은 호주방문때 정상회담을 앞두고 교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관광·취업비자허용문제를 딴 경로를 통해 알고서 권병현호주대사에게 현안인지를 확인, 권대사로부터 『그런 문제가 있다』는 대답을 듣고 『내가 돈을 들여 이곳에 온 것이 바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인데 왜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느냐』며 준비소홀을 크게 질책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일련의 사안들이 외무부의 부처이기주의와 복지부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결국은 청와대도 함께 흙탕물을 뒤집어 쓸판이어서 한편으로는 뒷맛이 개운치않은 표정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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