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응시희망자 25∼30명까지/교육부 특별반 금지로 속앓이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일선고교에 진학지도 비상이 걸렸다. 본고사 실시대학이 지난해 9개대(모집정원 1만7천여명)에서 38개대(〃8만5백여명)로 늘어난데다, 이번 수능시험 성적분포가 항아리형으로 중위권층이 두터워지면서 본고사대학 지망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선고교는 12월초 기말고사후 본고사 특별반을 편성키로 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선고교들은「12월15일까지는 정규수업을 진행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받고도 특별반편성을 서두르는가 하면, 진학지도전략을 일부수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문고 관계자는『지난해에는 본고사 응시생이 얼마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한 학급(50여명)에 25명정도가 지원의사를 밝히고 있다』면서 『당장 본고사반과 기타반으로 학급을 갈라 수업을 해야하지만 교육부의 특별반 편성금지조치로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영고 김득행교사(39·국어)는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중위권생들중에는 본고사대학으로 진학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말고사가 끝나는대로 본고사반을 별도로 편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동고 노무용교감(53)은 『본고사 실시대학별로 시험과목·난이도·출제경향 등이 각기 달라 수험지도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국영수의 경우 상위권과 중위권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고, 과학및 제2외국어등 선택과목은 희망자에 한해 특별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단대부고의 한 교사는 『지난해에는 1차 수능시험이 끝난후 시간이 넉넉해 본고사준비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앞으로 남은 여유가 10여일에 불과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일선고교는 본고사를 치르지 않고 수능성적만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의 탈선방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상문고의 경우 기말고사가 끝나는대로 환경문제특별강좌·성교육강좌·등산대회등 정규수업을 대신할 특별프로그램을 실시키로 했다. 청담고는 환경문제 붓글씨 한문등의 강좌를 마련하는 한편 대학교수들을 초빙,「보람있는 대학생활」을 주제로 특별강의를 준비중이다.
또 숭문고는 전쟁기념관·박물관·기상청견학등 야외수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예일여고는 미용강좌·박물관견학등의 특별수업을 실시키로 했다.
한 일선교사는『시험이 끝난 학생들을 늦게까지 잡아둔채 정규수업을 강행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이며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 『오히려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실여건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김성호·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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