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매” 예상뒤엎고 팔기 주력/매각대금 국내 보유… 외화유입도 적어/「속셈」분석 혼선… 주도주 예상 가지각색 증권계가 혼란에 빠졌다. 외국인투자한도 확대가 며칠앞(12월1일)으로 다가왔는데도 외국인들이 한도확대에 걸맞지 않는 난해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혼란의 발단은 크게 두가지. 우선 한도 확대를 겨냥해 적극적인 선취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들이 지난 10월5일 외국인투자한도확대 발표(12월1일부터 10%에서 12%로,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은 8% 그대로)이후 오히려 팔기에 주력하고 있다.
두번째는 보다 많은 국내주식을 사려면 외국에서 돈을 들여 와야 하는데 들여 온 돈보다 가지고 나간 돈이 더 많은 점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국내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들은 기존의 투자전략을 급거 수정하거나 아예 갈피조차 잡지 못한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도주논쟁」을 벌이고 있고 객장에는 『외국인들이 저PER(주가수익비율)주나 블루칩(대형우량제조주)의 주가를 떨어뜨린뒤 12월이후 되사기 위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12월초부터 한도가 확대되면 외국인투자자의 일거수일투족이 잣대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입규모가 예상보다 적고 유입속도도 의외로 완만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 외국인의 「속셈」은 무얼까. 최근 외국인들의 투자동향을 살펴 보면 어느정도 가닥이 잡힌다. 지난달 5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인들은 2천8백48억원어치의 순매도를, 8천5백여만달러(우리돈으로 6백80억원, 1달러당 8백원기준)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 생긴 돈을 외국으로 가지고 나가지 않고 대부분을 국내에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몇가지 결론을 유도할 수 있다. 우선 외국인들은 한도확대시 한도가 소진돼 추가매입이 불가능했던 우량종목을 사기 위해 현금보유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본국에서 자금을 일방적으로 동원하기보다는 본국과 국내(순매도)에서 각각 매입자금을 장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들어 여려차례 금리를 인상하는등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메리트가 상대적으로 감퇴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
증권계에서 가장 심한 논란을 벌이고 있는 부분은 어떤 종목이 한도확대이후 주도주가 될 것이냐는 것이다. 10월이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저PER(주가수익비율)주」의 등식이 성립됐으나 최근들어서는 저가주까지 매입하는등 외국인의 투자성향이 럭비공처럼 변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크게 저PER주, 고가블루칩(대형우량제조주), 금성사 럭키등 중가블루칩, 신한은행 제일은행 대우증권같은 금융주등 네갈래로 갈라지고 있다.
바클레이즈증권의 주진술지점장은 『한도가 확대되더라도 외국자금이 급격하게 국내에 유입될 것 같지 않다』며 『한도확대이후 저PER주와 고가블루칩에 꾸준히 매수세가 모일 것이다. 그러나 수익률이나 안정성측면에서 중가 블루칩이나 우량금융주가 더 유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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