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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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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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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의 허망함쯤이야 누구나 아는 일이다. 하지만 지난 5월에 집권한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총리가 지금 겪고있는 정치적 인기의 부심이 너무나 급작스러워 우리에게도 놀랍다. 올봄 혜성처럼 정계에 등장, 대중가수들조차 찬양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는 그가 총리재임 불과 6개월만에 검찰의 소환수사를 받을 궁지에 몰렸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 만연한 구조적 정경유착 및 부패관행과 이에 과감히 맞서 「깨끗한 손」작전을 펴온 이검찰의 명성은 이미 알려져 온 바 있었다. 베를루스코니총리 자신도 그런 부패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에 의해 참신한 대역으로 뽑힌 탓에 인기와 기대가 한꺼번에 치솟았던 것인데, 불과 반년도 못되어 물거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검찰이 총리를 소환수사하려는 것은 그 나라 제일의 언론재벌인 피닌베스트그룹이 세무공무원들에 대해 뇌물을 제공한 증거를 확보, 그룹의 실제소유주인 총리에게까지 수사를 확대하려는 때문이다. 검찰은 이미 뇌물제공혐의로 총리동생등 그룹간부들에게 영장을 발부하기에 이르렀다니 총리수사방침이 엄포만은 아닌 모양이다. ◆총리자신은 이같은 난처함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적 승부수로 총리사퇴및 조기총선을 시사, 반대파를 견제하는 한편으로 3개 TV채널 경영권 포기도 약속하면서 검찰심문에도 응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그곳에서도 돌출하고 있는 세정의 문란, 그리고 총리마저 결코 봐주지 않는 이검찰의 서릿발 자세등등 우리에게도 놀라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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