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언론까지 싸잡아 공격 “도 넘었다”/지휘계통 무시 공개비난 “군기문란” 지적/본인 “참뜻 다르게 알려졌다” 담담한 태도
오형근전3사교장(소장·육사22기)의 이임연설 파문이 빠르게 수습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24일 이병태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육군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앞서 23일 하오에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처리방향등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국방부와 육군은 조사위의 진상 파악이 끝나는대로 오장군의 징계위 회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해외순방중인 김동진육군참모총장이 돌아오는 29일 직후가 마무리 시점이 될 것이다. 징계내용은 상당히 무거울 것이란 것이 일반적 추측이다.
군수뇌부가 이번 파문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빠른 수습에 나선 것은 오장군의 연설이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장군이라 해도 국민과 정치권, 언론까지 공격한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또 연설의 대상이 교육을 받는 생도였다는 점에서 충격적으로 보고 있다. 장교무장탈영사건 이후 초급장교의 자질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시점에서 생도들의 가치판단을 흐리게 하는 발언을 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인 것이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는 오장군의 개인적 행태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성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휘계통을 밟아 문제점을 건의하지 않고 불쑥 공개비난을 퍼 부은 뒤 증거를 남기지 않고 떠난 것은 군 기강과 군인의 명예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지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당초 육군에서는 이임식 이후 연설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기반성이 주된 내용이라고 판단,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육군의 무신경으로 그동안 군내에 상당한 파문이 안으로만 곪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일찍 연설의 후유증을 예상, 조치를 취했다면 수뇌부에 대한 신뢰는 흠집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군 기강확립을 서두른다면서 공개비난을 그냥 묻어 두려한 것은 군내는 물론 국민정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육군은 당사자인 오장군을 소환, 직접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연설내용이 참뜻과는 다르게 알려졌다고 본인이 주장하는 만큼 보다 철저하게 경위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김총장이 외유에서 돌아오는 29일까지 모든 조사를 매듭지어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충석장군이 취중발언 이후 군복을 벗었던 점에 비추어 징계는 강도 높은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공개비난에다 국민까지 싸잡은 내용이 징계를 무겁게 할 것이란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파문의 장본인인 오장군은 비교적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23일 연설내용등이 보도되자 부대내 장교들에게 『나 때문에 귀찮아지는 사람이 많겠구먼』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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