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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지/국내초연 「세상은 남자 가정부…」서 주인공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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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지/국내초연 「세상은 남자 가정부…」서 주인공맡아

입력
199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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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귀부인역 “적역이래요”/15년만에 2인극 출연 “수험생처럼 조마조마” 30여년간 무대를 지켜온 연극배우 김금지씨(53)가 여인극장이 12월1일부터 14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2인극 「세상은 남자 가정부를 원한다」의 주인공 로저스 부인역을 맡아 한창 연습중이다. 대학로 예일빌딩 4층에 자리잡은 연습실에서 대본을 읽고 있는 그는 중년의 나이에도 밝고 멋져 보였다. 

 『15년만에 하는 2인극입니다. 공연이 가까워오면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여유를 갖는 배우들도 있는데, 저는 공연할 때마다 매번 시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대사 위주의 연극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하는데, 대사가 5백여마디나 되는 역입니다. 새로운 연출가 새로운 배우와 새로운 연극을 공연한다는 점이 좋아서 이 연극을 하게 됐습니다』

 「세상은…」은 아일랜드 작가 휴 레너드의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공연된다. 신예 여류 연출가 손경희씨(33)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김씨가 맡은 로저스 부인은 욕심많고 소유욕 강한 영국 상류사회의 부인이다. 아일랜드 남자 유진 하티간(박팔영 분)을 가정부로 부리면서 그의 마음을 휘젓지만 절대로 사랑하지는 않는다.    오만하고 당당한 로저스 부인에 적역이라는 주위의 평에 그는 『요조숙녀처럼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말썽일으키는 역을 단골로 맡았다. 실제는 아주 가정적』이라며 웃는다.

 어쨌든 그는 희곡을 읽고 이 연극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독한 여자로 표현해야 할지, 귀부인으로 표현해야 할지 매일 마음이 바뀌는 것이 문제지만 깊이 있는 작품이기에 아주 재미있다. 

 자존심 강한 영국 부인역을 더욱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톱디자이너 이광희씨가 그의 무대의상을 맡은 것도 이번 공연의 볼거리이다. 명동과 무역센터에서 구두가게를 하고 있는 김씨는 이씨의 패션쇼에 구두를 제공해왔는데 이제 이씨가 그 답례를 하는 셈이다.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국립극단, 극단자유에서 연극을 해온 그는 『30대부터 멋있게 은퇴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나 연극을 안하면 학교에 결석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저녁에 구두가 안팔려 실망하고, 또 잘팔렸다고 좋아하는 구두가게 주인노릇보다는 연극이 훨씬 재미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제작되는 연극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겐 민주당 조순형의원의 부인, 조병옥 박사의 며느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행여나 잊을세라 인터뷰가 끝날 때쯤 부군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큰 활약을 했다는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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