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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의도」 판단여부 주목/「5·18」검찰수사 처리방향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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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의도」 판단여부 주목/「5·18」검찰수사 처리방향 관심

입력
199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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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조치·집권계획일환 규명 초점/80년당시상황 「총체적인 규정」은 피할듯 「장군의 연설」이 군내에 한바탕 회오리를 몰고올 조짐이다. 군수뇌부는 물론 국민과 정치권, 언론까지 싸잡아 비난을 퍼부은 오형근전3사교장의 이임사가 표면화하면서 군내에는 오소장의 발언의도와 처리방향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방부와 육군은 23일 오소장의 발언경위와 내용등에 관해 진상조사를 시작했다. 군수뇌부는 이임식 이후 연설내용이 알음알음 알려져 술렁임이 일어나자 비공식적 확인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장군의 연설이 단순히 군의 자기반성을 넘어서 국민까지 포함한 전방위 비난으로 드러나자 군의 기강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엄중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내에는 오장군의 연설이 지난해 7월9일에 있었던 「이충석발언파문」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하나회 출신 장군들의 공개비판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이번 오장군의 발언이 이충석장군의 취중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은 군의 일반적 시각이다. 여기에 최근 각종 언론매체를 통한 하나회 예비역 장성들에 의한 군 개혁 비판이 맞물리면서 하나회가 조직적 저항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오장군의 개인적 불만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고 있다. 수뇌부가 하나회에게 더 이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오장군도 지난 10월 인사때 군단장등의 보직에 기대를 걸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다. 평소 강한 성품을 보여온 그가 좌절의 분을 절제하지 못한 결과가 비난연설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연설 내용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심한 구설수가 따르는 부분은 바로 오장군의 태도다. 오장군의 연설대상은 주로 교육생 이었다. 조직과 직속상관에 대한 충성을 막 익히기 시작한 그들을 앞에 놓고 과격한 발언을 하는 것은 장군의 금도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만약 할 말이 있다면 국방장관이나 참모총장을 직접 찾아가 하는 것이 진정한 장군의 자세라는 것이다. 군내 일부에서 이번 파문을 또 다른 하극상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더욱이 오장군은 관례와는 달리 연설문도 남기지 않고 떠났다. 군의 현실에 대한 지극한 충정에서 반성이나 비판을 결심 했다면 모든 사람들이 널리 알게 기록을 남겼어야 떳떳한 태도라는 것이 군내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오장군은 보도진의 사실확인 때도 완강히 연설내용을 부인하거나 취재요청을 피했다. 그대신 뒤늦게 간접경로를 통해 보도내용을 일부 고치면서 변명을 했다. 군수뇌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상급자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또 『군의 명예를 짓밟을 수는 있을지 모르나 군대를 오도할 수 없는 것』이란 내용은 『한 군인의 명예를 짓밟을 수 있을지 모르나 군대를 모욕할 수 없는 것』이었다고 수정했을 뿐 끝내 모든 것을 밝히지 않았다.

 군내에서는 이번 파문이 어떻게 마무리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군개혁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교무장탈영과 사병의 하극상, 총기난동사건등으로 군의 기강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일고 있는 만큼 명확한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바람이다. 개인적 차원의 우발적 행동으로 묻어둘 경우 공개비판이 유행 처럼 번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군은 최근 연말 개각설과 군수뇌부 조기인사설로 상당히 들떠 있는 상태다. 내부의 균열을 국민과 정치권등 외부 탓으로 돌리면서 자기반성을 주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루빨리 정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연설파문과 같은 사건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길 뿐이라는 것이 군내 많은 사람들의 시각이다.【손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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