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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개념 「응용능력」측정 중점/95학년 수능 영역별 출제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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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개념 「응용능력」측정 중점/95학년 수능 영역별 출제경향

입력
1994.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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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배점 강화… 변별력 높여/추리·비판적 언어이해 중시/언어/풀이과정 묻는 「완성형」늘어/수리Ⅰ/각 과목지식 통합활용 평가/수리Ⅱ/암기보다 의사소통력 초점/외국어 국립교육평가원이 출제의 기본원칙으로 밝혔듯이 95학년도 수능시험문제도 고교교육과정의 기본개념과 원리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고차적인 사고능력을 측정하는데 주안점이 두어 졌다.입시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된 수능시험이 고교의 교수·학습방법의 활성화를 촉진, 입시제도로서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선교사와 입시전문기관, 수험생들이 분석한 영역별 출제경향을 알아본다.

▷언어영역◁

 단순한 사실을 암기해 푸는 종래의 학력고사식 문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주어진 글을 추리적·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언어 운용에 관한 고등정신기능을 측정하는 방식이 출제관행으로 굳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지문은 문학 인문 사회 자연 예술 등 각 분야에서 골고루 인용했고 문학적인 글과 비문학적인 글의 비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대7을 유지했다.교과서내의 지문과 교과서밖의 문제 비율도 3대7정도였다.

 지난해 시험시간이 빠듯했던 점을 감안, 전체 지문 수를 2개 줄이고 지문당 문항 수를 늘렸다.

 종로·대성학원과 중앙교육진흥연구소등 입시분석기관들은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차등배점문항이 지난해 8개에서 10개로 늘어나 중·하위권은 2∼3점 정도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듣기평가문제에는 「태권도의 올림픽 채택」 「사상 최악의 여름가뭄」등 시사문제가 출제돼 신문읽기가 수험생들에게 필수임이 확인됐다. 남녀에 공통적인 문제만 출제됐던 지난해와 달리 여성의 사회진출과 관련된 문항이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소설부문에선 상징적 이해를 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시부문은 시어나 시구의 함축적 의미를 묻는 문제가 많았다.

▷수리·탐구Ⅰ◁

기본개념과 정의등을 이해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가 70%정도여서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반응이다.

 문항수가 지난해보다 10개 늘어났으나 시간을 요하는 복잡한 계산문제가 많이 줄어들어 상위권은 3점이상, 중위권은 2점이상 점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입시학원들은 내다보고 있다.

 출제범위가 지난해 포함되지 않았던 통계 적분등까지 골고루 넓혀졌고 자연계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시비를 피하기 위해 인문·자연계의 난이도를 조정한 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평이한 문제들을 출제하다보니 과거 학력고사때와 비슷한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도 있다. 복잡한 계산을 요하는 문제가 줄어든 대신 풀이과정에 빈칸을 만들어 정의와 기본개념을 묻는 완성형 문제가 늘어났다.

 차등배점제의 도입으로 언어영역과 마찬가지로 변별력은 높아졌다.

 교과서의 정리·정의등을 암기하기보다 수학의 내용을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인문계 및 예·체능계와 자연계를 분리해서 출제하면서 공통문항과 계열별 문항의 비율은 점수기준으로 7대3이 되게 했다.

 인문계의 경우 A형문제지를 기준으로 28번 삼각함수, 30번 도형이 다소 어려웠고 자연계의 B형문제중에는 21번 도형, 30번 미분문제가 까다로웠다는 것이 공통적인 분석이다.

▷수리·탐구Ⅱ◁

 사회탐구영역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아 시간이 부족했다는 수험생이 많았고 과학탐구영역, 특히 자연계 추가문항들이 상당히 어렵다는 반응이다. 과학과 사회 모두 통합출제 방식이어서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당황했다.

 입시학원들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모두 문제가 길고 실험에 근거하는 질문이 많아 자연계의 경우 과목별로 1∼2점씩 모두 4∼5점정도 점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탐구 영역은 가변성이 큰 과학지식의 단순암기보다 과학하는 방법의 습득을 중요시하는 현대 과학교육의 추세에 따라 과학적 탐구능력을 측정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문항의 소재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내용을 균형있게 포함시켰으며 각 과목의 지식을 함께 활용해야 풀 수 있는 통합적 형태의 문제가 많았다. 자연계의 경우 인문계와 동일한 24문항 외에 기본개념의 응용이나 복잡한 사고과정을 거쳐야 풀 수 있는 비교적 까다로운 문제 12문항이 추가됐다.

 사회탐구 영역은 「다양한 미래사회에 대응하는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출제원칙에 따라 역사 정치·경제 사회·문화 지리 윤리 등을 종합한 통합문제가 30%이상을 차지했다.

 지방화 및 국제화 시대에 대비한 지역문제와 환경문제(지리), 최근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생명경시 풍조에 관한 문제(윤리)등 교과서의 지식과 시사적인 흐름을 연결시킨 문제들도 눈에 띄었다.

 정치·경제의 경우 현실상황에 적용하여 문제를 파악하거나 결론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요구했고, 사회·문화도 교과서의 지식을 활용해 현실에서 겪는 사회현상들을 이해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외국어◁

 영어에 관련된 지식의 측정이 아닌 의사소통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됐다.

 다시말해 영어의 「용법」(USAGE)을 단순히 암기하여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어도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 「유창성」(FLUENCY)을 갖추지 못하면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영어를 듣거나 읽어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었고 영어의 적절한 표현법을 사용해 어떤 상황에서든 말하고 쓰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도 두드러졌다.

 듣기 평가는 지난해와 같은 8문항이고 지문은 교과서 외에서, 어휘수준은 교과서내에서 출제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한개 문항은 60∼90개 내외의 단어로 구성된 지문을 주로 사용했으나 적용능력을 측정하는 문항 중에는 1백개 이상의 단어로 구성된 지문도 있었다.

 차등 배점 원칙은 난이도보다 사고력에 기준을 두었다고 출제교수들은 밝혔다. 듣기의 경우 담화 내용의 추론적 이해를 측정하는 문항과 담화의 종합적 이해능력을 측정하는 4문항에 각각 1점이 배점됐고 나머지는 0·8점이 주어졌다. 말하기와 듣기, 읽기와 쓰기등이 통합된 기능을 측정하는 문항에 1점이 각각 배점된 점을 보아도 외국어영역 시험이 수험생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다.【신윤석·송영웅·황유석기자】

◎출제위원장 심재기교수 일문일답/“교과서 반영비율 높였다”/상위50%가 평균50∼60점 맞게

 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 심재기교수(56·사진 서울대국문과)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2차 수능시험의 중간수준이 되도록 난이도를 유지하면서 지난해보다 교과서 내용의 반영비율을 높였다』고 밝혔다.

 ―출제의 기본원칙은.

 『현행 고교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고·적용·추론·해석·탐구및 언어사용능력을 측정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난이도는 어느정도인가.

 『상위 50%정도의 학생이 1백점 만점에 50∼60점을 받을 수 있도록 목표를 잡았지만 결과가 다를 수도 있으므로 확신할 수는 없다. 지난해 수리탐구I영역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아 수험생들이 다소 쉽게 느끼도록 출제했다』

 ―교과서 반영비율은.

 『교과서는 물론 교과서 이외 자료도 함께 활용, 범교과서적이고 통합교과서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학교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교과서 내용을 좀더 많이 반영했다』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차등배점 폭을 확대하면서 사고의 수준이 높고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항에 많이 배점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변별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선교사들의 검토위원 참여폭을 늘렸는데.

 『지난해와 달리 출제초기부터 일선교사들의 의견을 개방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검토위원수를 늘렸다. 특히 이들에게서 문제가 고교 교과과정과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자문을 받았다』【조재우기자】

◎33일 연금끝난 출제요원 표정/온갖 통제장치 철옹성호텔서 풀려““해방감”/형님장례·자녀 대수술 불구 꼼짝못하기도

 수능시험 출제본부 요원 1백78명이 23일 연금생활 33일만에 풀려났다.

 이날 제4교시 외국어영역 시험이 시작된 직후인 하오 4시께 출제장소인 충남 온양의 도고파라다이스호텔을 나선 출제위원 62명과 검토교사 49명 관리요원 67명(경비경찰 7명포함)은 오랜만의 「환속」에 한껏 들뜨고 후련한 표정들이었다.

 3층짜리 호텔을 전세낸 출제본부는 그야말로 「철옹성」과 같은 보안을 유지했다. 객실의 창유리를 창호지로 봉하고 모든 계단통로는 자물쇠가 달린 철제문으로 차단했으며, 호텔건물 5 이내에 외부인이 접근하면 즉각 경보가 울리도록 전자감응기도 설치했다.

 외부와의 연결통로는 심재기출제위원장과 이창용인쇄본부장(국립교육평가원 출제관리2실장)간의 핫라인이 유일한 것이었다. 이들도 경찰입회하에 통화했으며 대화내용은 모두 녹음됐다.

 음식물 찌꺼기까지도 검색했고 쓰레기는 모두 보관했다가 23일 한꺼번에 소각했다. 출제·관리위원중 일부는 백씨상을 당하거나 자녀가 대수술을 받는 우환을 당해도 가슴만 태울 수밖에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외부인의 출입과 접촉은 물론 완벽하게 차단됐다. 지난 4일 격려차 들른 김숙희교육부장관과 18일 방문한 수능시험 주관책임자 김하준국립교육평가원장도 철저한 몸수색과 경찰의 입회하에 관계자들을 만날 정도였다.

 폐쇄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미모의 20대 에어로빅강사도 초빙돼 「입소자」들의 심신건강을 도왔다. 출제가 끝난 6일 이후에는 저녁마다 일정량의 주류반입도 허용했다.

 주방장을 비롯한 식당종사자 5명을 제외한 호텔종업원 전원을 「강제휴가」보낸 대신 경희호텔전문학교 학생 5명이 이들의 시중을 들었다. 출제교수에게는 10만원, 검토교사에겐 7만원씩의 일당이 지급됐으나 이들은 한결같이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연금생활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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