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영역은 2∼3점 오를듯/난이도 평가 다소 엇갈려/“문제질 향상… 성공적” 평도 23일 실시된 9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리·탐구I과 외국어영역은 난이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쉬워졌으나 언어영역과 수리·탐구Ⅱ 영역은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언어와 수리·탐구Ⅱ영역의 점수 하락폭이 커 전체적으로는 총점이 지난해 1차 수능시험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수리·탐구Ⅱ영역의 과학문항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물리·화학·생물등의 지식을 한 문항에서 통합측정하는 문제들이 집중 개발됐으며 실험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도 출제돼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문제의 질이 상당히 높고 동일 영역내의 난이도 배분도 적당한 것으로 분석되는등 수능시험이 처음 치러졌던 지난해보다는 한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적인 난이도도 당초 출제당국이 의도한 대로 지난해 1, 2차 수능시험의 중간수준으로 적정하게 설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상위권 수험생들일수록 『대부분의 문제가 교과서와 학교수업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만으로 풀 수 있는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여 이번 수능시험이 학교교육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언어영역의 듣기평가에서는 신문기사를 인용한 문제가 두 문항이나 출제됐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다루는 등 시사문제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도 특기할 만하다.
내신2등급인 경복고 명희준군(18)은 『교과서의 개념을 이해한 정도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어서 큰 어려움은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리·탐구Ⅱ영역은 한결같이 어려웠다고 입을모았으며 비교적 쉽게 출제된 수리·탐구I영역에서도 일부 수험생들은 문항당 시간이 줄어 시간배분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일선교사와 입시전문기관들마다 난이도평가가 다소 엇갈리고 있는데 대체로 지난해 1차 수능시험에 비해 수리·탐구I과 외국어영역에서는 각각 2∼3점 상승하고 언어영역과 수리·탐구Ⅱ영역은 2∼7점씩 하락할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총점에서는 중위권이상 수험생을 기준으로 2∼4점 정도의 하락폭이 예상된다. 그러나 단순풀이가 가능한 문제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하위권의 점수는 최고 7점까지 큰 폭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의 법학, 경영등 인기학과는 최하 1백70점이상 돼야 지원이 가능하며 자연계의 물리, 의예과는 이보다 5점이상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대의 인문계 중위권학과의 경우는 1백67점, 자연계학과는 1백70점이상이 안전권으로 보이며 연세대와 고려대의 인기학과는 인문계 1백60점이상, 자연계는 1백68점이상이 돼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위권대학은 대개 1백40점이상이 지원가능선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서울지역 군소대학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1백22점이상, 전국의 4년제 대학의 최저지원가능선은 1백2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각각의 경우도 자연계는 5점이상 점수를 높게 잡아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수능점수에 따른 이같은 지원기준을 맹신하지 말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은 『본고사시행대학이 38개대로 크게 늘었고 명문대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돼 있는데다 과목별 가중치적용등 변수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이준희·박천호·박희정기자】
◎달라진 입시풍속 교문앞 진풍경들/찹쌀떡·엿대신 포크(잘찍어라)·손거울(잘봐라)/「합격은 필수·수석은 선택」등 재치있는 격문도
입시일 교문밖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요란한 격문대신 수험생들의 금기사항이 세태에 따라 변했고 신세대·X세대식 격려와 응원도 돋보였다.
○…춘천고 정문앞에서는 성수고생 1백50여명이 돼지머리 시루떡 북어 과일을 놓고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떡을 먹으면 떨어지고 초콜릿을 먹어야 합격한다」 「무국 미음등 미음자로 시작되는 음식을 먹거나 S자로 시작되는 영화를 보면 낙방한다」는 밑도 끝도 없는 금기사항등이 고사장주변에 퍼졌다.
찹쌀떡 엿등이 고작이던 수험생에게 주는 선물도 포크(잘 찍어라), 손거울(잘 봐라), 구슬 초콜릿(잘 굴려라), 카드의 조커(만능의 실력)등으로 신세대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충북 황간고교 곽진욱군(18)은 이날 상오5시께 영동군 황간면 경부고속도로가 막히자 차에서 내려 영동인터체인지까지 뛰어가 순찰차를 타고 가까스로 옥천고교 고사장에 입실했다.
○…서울 이화여고에서 한 어머니가 염주를 돌리며 「관세음보살」을 외자 7명의 학부모들이 따라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어느 학부모가 무릎을 꿇은 채 『하나님 도와주소서』라고 눈물의 기도를 올려 학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대변했다.
○…서울 서초중에서는 서문여고생들이 『가슴을 활짝 펴라 서문, 뛰는 가슴 젊음으로』라고 구호를 외치자 마주 보고 있던 세화여고생들도 『힘내라 힘, 세화 파이팅』이라고 응수하는등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세상이 놀라도록 화끈하게 끝내주마」 「합격은 필수, 수석은 선택」등의 재치있는 격문도 보였다.【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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