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상납 얼마되겠냐” 소극자세/개인별 횡령 이병훈씨 12억 “최다” 23일 하오5시께 거액 세금횡령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경기 부천시청에 『부천시청과 3개구청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분노섞인 시민의 전화가 걸려와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 1개중대를 배치하는등 밤늦도록 비상경계를 폈다.
이날 전화를 건 사람은 시장실로 전화를 걸어 『부천시에 살고 있는 것이 창피하다』면서 『세금 도둑놈들이 모여 있는 부천시청등을 폭파하겠다』고 항의성 협박을 한 뒤 끊었다.
○…부천시세금횡령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잠적공무원들의 수배 이틀째인 23일 경기경찰청과 인천경찰청에 범인검거를 위해 검거전담반을 편성토록 지시하는등 범인검거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별다른 실적이 없자 상당히 초조해 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감사원에서 허위영수증등 증빙자료를 이미 확보해 놓아 잠적한 공무원들을 검거하면 수사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검경이 검거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언론에도 얼굴이 보도된만큼 곧 좋은 소식이 있지 않겠느냐』고 자위하기도 했다.
○…인천지검은 상하공무원간의 상납구조를 밝히는데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재차장검사는 23일 하오 기자들에게 앞으로의 수사방향을 설명하면서 『달아난 사건관련자들이 검거되면 횡령한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를 벌이겠지만 관련 공무원들이 대부분 하위직인데 얼마나 상납됐겠느냐』고 말해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감사원이 부천시 거액세금횡령사건의 관련자들에 대한 진술과 영수증 대조를 토대로 밝혀낸 개인별 세금횡령액수에서 이병훈씨(31·원미구 세무과기능 10등급)가 세금을 가장 많이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지난 90년1월부터 94년9월까지 등록세 2백98건 12억8천1백여만원을 횡령했다는 것.
○…「부천의 안영휘」는 누구인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이날 하오 90년7월부터 92년10월까지 원미구 세무1계장을 지낸 구철서씨(44·현 부천시교통행정과 교통지도계장)를 검거, 구씨의 세금횡령과 관련된 혐의사실이 주목되고 있다.
구씨는 감사원의 조사과정에서 취득세 9건 1천4백24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구씨와 공모한 공무원등 관련자 및 상납여부에 대한 검찰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부천=이태희·황양준·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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