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한달정도 남았다. 연말연시는 계절적으로 물가가 인상되는 시기다. 이번 연말연시에는 통화량팽창, 원자재가격앙등, 「제2노총」 결성운동의 활성화등 예년에 없던 복병들이 나타나고있어 물가가 대폭 상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소비자 물가는 올해들어 지난 10월말현재 5.3%의 인상을 기록, 억제목표선 6%에는 못미치고 있으나 정부당국으로서는 결코 안심할 수 있을 선이 아니다. 물가지수만으로 따져보더라도 올해는 반세기만의 한발로 채소 작황이 부진, 가격이 앙등하는 바람에 지난8월말에 올목표선 6%로 올라갔다가 값이 안정되면서 5.6%(9월), 5.3%(10월)로 낮아졌던것.
이제 연말연시를 앞두고 물가안정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팜유, 우지, 원당등 주요 원·부자재 국제(수입)가격의 폭등이다. 라면등에 사용되는 팜유는 지난해 6월 톤당 3백60달러이던 것이 지난6월 5백달러로 인상된데이어 11월 현재는 7백80달러로 1년6개월사이에 1백17%나 오른 것으로 돼있다. 우지, 원당가격도 각각 1년6개월, 1년사이에 46%, 36%가 올랐다. 펄프, 커피, 비닐포장재, 생고무등도 1년전에비해 최고 1백%까지 인상됐다.
국내외의 금리도 상승, 기업의 금융부담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 원가상승압박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통화량의 방만이 인플레를 부추길 가능성이 큰 것도 불안하다. 한은은 연말 통화량(M2) 억제목표 14%를 후퇴시킬것을 시사한바 있다. 더욱이 재무부당국으로서는 금리자유화 계획의 일환으로 연내에 3단계 금리자유화를 실시할 예정이므로 통화량 긴축에 주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재야노조들의 제2노총결성운동이 노총의 강경화와 임금인상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운동의 새로운 양상이 내년에 당장 물가인상에 어느정도 큰 영향을 미칠지 예측불허다. 오래간만에 정착될 것같은 노사관계의 안정이 다시 깨진다면 기업비용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가격상승요인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의 절상, 가격파괴운동의 확산등 가격인하요인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이 현재는 크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이번 연말연시 물가대책에는 각별히 용의주도하고 신중해야겠다. 지금껏 안정세를 보여왔던 공산품에도 상승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경계해야 할 점이다. 정부는 연말연시에 무더기로 공공요금, 인·허가요금을 인상, 물가상승을 촉발하는 관행등을 지양해야 한다. 또한 대외개방도 과감히 단행, 물가안정대책도 이제는 접근방식이 개방체제를 따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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