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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파행=반세계화” 답답/「국회공전」과 김대통령의 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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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파행=반세계화” 답답/「국회공전」과 김대통령의 의중

입력
1994.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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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룰수 없지만 「단독」은 부담/12·12 “더취할 조치없다” 원칙론 김영삼대통령은 현재의 「12·12정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결국 민자당의 단독국회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인가. 여야영수회담도 성과가 「기대난」이므로 시기상 「무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들은 국회의 장기공전및 여당 단독운영 움직임에 대해 『김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가입비준동의안 처리까지 포함해 모든 국회운영문제를 이미 오래전에 당에 일임하지 않았느냐』며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발을 빼고 있다. 

 경색정국의 타개책으로 논의되던 여야영수회담문제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이 아태3국순방을 위해 출국하기전 당에서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건의했고 김대통령 귀국후 다른 건의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이 간혹 밝히는 「원칙론」속에서 김대통령의 의중을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우선 야당의 12·12공세에 대해 청와대는 『이미 대검의 재항고 기각결정까지 내려져 대통령이 취할 조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야당의 12·12공세가 별로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특히 청와대는 김대통령이 천명한 「세계화 장기구상」가운데 정치분야의 선진화는 미래를 향한 정치, 생산성있는 정치를 의미한다면서 『과거에 얽매여서는 한발짝도 못나간다』는 말로 야당의 12·12공세를 간접 비판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영수회담에 대해서도 『여야영수가 국정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백번 환영하지만 과거처럼 선물을 주고받는 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대목에 대해서는『바로 김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가 여야영수회담을 탐탁지않게 생각하는데는 이런 표면적 명분말고도 현실적으로 지금까지 몇차례 열린 영수회담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기 때문이다.

 국회운영과 관련해서도 『조속한 정상화가 당연한 국회의 의무이고 국회운영을 담보로 하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청와대의 대응이다. 결국 야당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여당단독의 국회운영은 불가피하다는 논리이다.

 청와대는 이기택민주당대표가 주고 받는,타협의 여지가 있는 정치게임이 아니라 어느 한쪽이 항복해야만 결판나는 퇴로없는 공세를 취한 배경에 의아해 하며 여러가지 분석도 한 인상이다.한 관계자는 이대표가 자신의 당내 위상제고,여권분열,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구여권끌어안기 제동등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김대통령도 『국회운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여당의 단독국회운영에 김대통령 자신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보여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또 하루이틀이라도 야당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음직 하다.

 그렇지만 끝내 여당이 단독국회운영에 들어가면 야당의 배수진을 친 반발이나 야당내 분란은 차치하고라도 김대통령과 여권에도 부담이 오지 않을 리가  없다.

 정치개혁을 했다고 자부해온 마당에 정치의 파행이 여전한 것이 어느 한쪽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공동책임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은 큰 부담일 것이다. 김대통령이 결단을 내린다해도 그것은 답답하고도 무거운 결단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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