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도둑 대부분 「세정업무 우수」 표창장 받아/공무원들 “이젠 정말 고개 못들고 다니겠다” 인천북구청세금횡령사건에 이어 부천시에서도 거액의 도세사실이 밝혀지자 국민들은 『세금도둑질이 전국적으로 고질화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분노했다. 국민들은 또 『인천 부천등지에서 잇달아 드러난 세금횡령이 빙산의 일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주범으로 알려진 박정환씨(37·기능직10급)는 지난 9월26일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후 지난달 15일 병가를 신청한 뒤 잠적, 홍콩으로 도주했다가 같은달 31일 귀국하고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천시와 문제의 3개구청에는 23일 아침부터 시민들의 분노에 찬 항의전화가 하루종일 계속됐다.
부천시공무원들은 『이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게 됐다』며 『앞으로 국민들의 세무업무에 대한 불신이 가중될 것같다』고 걱정했다.
부천시는 도둑질당한 세금액수를 환수하기 위해 지방세 환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 변호사를 선임, 관련공무원및 법무사들의 존·비속등에 대한 재산가압류작업을 서둘고 있다.
○…인천북구청 안영휘씨와 마찬가지로 부천시 세도들도 대부분 세정업무와 관련, 시장표창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공무원들에 대한 공적심사가 얼마나 형식에 그쳐왔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주범 박씨가 92년4월 체납세 징수 유공표창을 받은 것을 비롯, 소사구 세무과 림동규씨(37)는 89년 12월과 93년8월 세정유공표창을 받았다.
○…부천시 세도들도 인천 북구청과 마찬가지로 세무과 한 부서에서만 장기 근무해 온 것으로 드러나 이들에 대한 비호세력및 횡령세금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소사구 세무과 림씨는 87년 부천시 세무과에 첫 발령을 받은 후 소사구 세무과에 이르기까지 세무과에서만 7년동안 근무했다.
또 원미구 세무과 이병훈씨도 89년 이후 세무과 한 부서에서만 근무했다.
○…검찰은 이날 하오 원미구등 3개구로부터 넘겨받은 관련서류를 마대20여자루와 라면상자 20여개에 담아 1톤트럭 1대와 승합차 2대로 청사로 옮겨왔다.
검찰은 취득세·등록세영수증철중 1차로 육안검사를 통해 위조로 보이는 영수증을 은행보관용영수증과 비교, 대조작업을 벌인뒤 나머지 영수증은 전산입력시켜 본격적인 영수증대조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검찰관계자는 『정확한 횡령액수를 밝히는데 앞으로 2주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천북구청 세금횡령사건의 노하우가 있어 이보다 빠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부천=김혁·정진황기자】
◎주범 박정환은 누구/기능직 10급… 87년 임용된후 세무만 담당/횡령 몰랐던 주변사람들 “검소한 인물” 오인
20억이 넘는 국민의 혈세 횡령 주범은 부천시청 세무과 기능직 10급 박정환씨(37)로 지목되고 있다.
박씨는 부천시에 대한 감사원감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10월15일 돌연 홍콩으로 잠적했다가 같은달 31일 귀국한 뒤에도 종적을 감추고 있다. 박씨는 87년2월 부천시청 세무과 지방고용직2종(취득세 업무보조)으로 임용돼 7년여동안 부천시 본청및 산하구청에서 세무업무만을 담당해왔다.
부산이 고향인 박씨는 수유국교, 성동중, 부천공고를 졸업한 뒤 부천시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 87년 당시 인사카드 재산보유란에는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186에 있는 30평 단독주택의 전세 6백만원이 전재산으로 기재돼 있다.
박씨는 90년6월 고용직에서 기능직으로 특채돼 정식 공무원이 되면서 세무조사과를 거쳐 최근까지 세정과에서 지방세 수납업무를 담당해왔다.
박씨는 세금횡령을 일삼으면서도 근검절약하는 공무원으로 행세, 「자가용도 없는 착실한 공무원」이라고 생각해온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같은 세도에게 부천시는 92년 징세실적이 우수하다며 시장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부천=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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