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에는 무역적자가 15억달러로 격감됐으나 올해에는 급반등하고 있고 잘못하면 80년 이후의 최대규모가 될 것 같아 불안하다. 올해의 적자는 단순한 국제경기의 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국제경쟁력 강화부진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무역수지개선에 대한 종합적인 장·단기대책이 요구되는 것 같다. 무역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생겨나는 것이다. 수출이 늘어나도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어나면 적자가 발생한다. 현재의 무역적자는 수출부진보다는 수입의 격증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적자의 폭이 예사롭지 않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수출산업구조개선이 기대 만큼 빨리 진척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수입구조와 형태는 지금까지 와는 달리 시장개방과 과소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무역적자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무역적자는 올해들어 73억9천만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같은 기간의 적자액 34억3천여만달러보다 배가 넘는 것이다. 무역적자가 이 속도로 지속된다면 1백억달러를 넘어설지도 모른다.
우리는 무역수지증폭에 당황할 필요는 없다. 더욱이 과거와 같이 수출업체를 상대로 무리하게 수출계수를 높이기 위해 통관시기를 앞당기든가 하는 허구적인 독려를 해서는 안되겠다. 또한 수입을 억제한다고 통관유보·판매제한등의 무리한 조처를 취해서도 안된다. 수출입 모두 이제는 편법에 의해 계수의 증감을 조작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경제원리에 충실한 정상적인 접근으로 무역수지방어대책에 나서야겠다. 무역적자증대는 한 마디로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의 약화를 반영하는 것이며 적자의 감축이나 흑자로의 반전도 본질적으로는 국제경쟁력 강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미국·일본·EU(유럽연합)등 선진국과는 적자, 중국·남미·동남아·아프리카등 비선진국과는 흑자 내지는 균형관계를 보이고 있다. 수출의 양극화 현상이라 하겠다. 미국의 경우는 88년 이후 수출액이나 시장점유율이 계속 감소해왔다. 중국·동남아·남미국가등에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제품에서 계속 밀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화학공업·첨단산업제품의 수출증대가 경공업부문의 감소폭을 따라잡지 못하는데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제품의 저변이 넓지 못하고 특정품목에 편중돼 있는 것이 또다른 취약점이다. 반도체·직물·선박·자동차·석유화학·일반기계등이 올해수출증대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이 분야도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기술부분은 선진국들의 몫이다. 정부와 업계는 국제경쟁력 강화대책에 대한 열기를 재연, 그 대책을 실현시켜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