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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조직범죄대응 “각국공조”/마약·테러·인신매매 등 검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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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조직범죄대응 “각국공조”/마약·테러·인신매매 등 검은시장

입력
1994.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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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38개국 대표 한자리 나폴리서 「각료회의」/수사·사법체제등 범국가적 협력방안 마련 마약밀매등 「국제조직범죄에 관한 세계각료회의」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세계 1백38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1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유엔 범죄예방및 형사사법위원회와 이탈리아정부 공동주관으로 처음 열리는 이번 국제회의에서는 지난 8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밀라노 행동강령」에 따라 국제조직범죄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국제적인 대응과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다. 나폴리회의는 23개국의 내무장관, 41개국의 법무장관이 참가해 국제조직범죄에 관한 역대회의중 각국의 최고위급대표가 가장 많이 참석한다.

 유엔은 국제적인 조직범죄단체들이 주무르는 돈이 연간 7천5백억달러(약6백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약거래 하나만도 전세계 원유판매액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러시아및 동구권의 경우 체제전환과정에서의 혼란을 틈타 조직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

 국제적인 조직범죄는 최근 테러, 마약과 무기밀매, 여성과 어린이 인신매매등 기존의 형태를 벗어나 불법이민주선, 핵물질과 핵무기거래, 돈세탁, 환경범죄등으로 다양화·조직화돼 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적인 조직범죄가 말 그대로 「국경을 넘어」 활동하는 반면 각국 정부의 연계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제협약이 마련돼 있는 분야는 마약거래와 해적활동 뿐이다. 제임스 울시 미중앙정보국(CIA)국장은 최근 이탈리아와 러시아 범죄조직이 회동, 이탈리아 마피아가 마약판매와 노하우제공을 책임지고 러시아측이 유통상 안전을 보장키로 합의했다고 폭로했다.

 회의기간에 각국대표들은 국제 조직범죄의 심각성을 재확인하고 각국의 국내법을 검토하고 범국가적인 지침마련과 법규통일및 수사, 소추, 사법처리등 효율적인 공조체제방안을 검토한다.

 폐막일에는 「나폴리 정치선언및 세계행동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다. 정치선언은 총15개항으로 구성, 국가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행동계획에는 범죄조직의 돈 세탁방지등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담게 된다. 특히 정치선언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각국이 기여금을 제공하도록 명기한다. 현재 국가간 범죄수사협력체제가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경우는 미국과 이탈리아간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2년 5월 이탈리아의 명검사 지오바니 팰콘이 국가간 협력체제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마피아에 대한 전쟁을 진두지휘하다 피살된 후 이듬해 7월 이탈리아정부가 국제회의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탈리아정부가 이번 회의장소를 이탈리아 3대 범죄조직중 하나인 카모라의 본거지인 나폴리로 선정한 것도 조직범죄에 대한 각국 정부차원의 단결된 힘과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회의가 열리고 있는 옛 왕궁 주위에는 6천명이 넘는 군경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그러나 국제범죄에 대한 국가간 인지도와 이해차이가 큰 만큼 첫 회의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대표인 루이스 프리 미연방수사국(FBI)국장은 『중요한 것은 회의가 끝난 뒤의 돈갹출문제』라며 국가간 협력체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표현했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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