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이후 아랍권 견제로 “관계삐걱”/평화협상 급진전따라 정상화돌파구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가 김영삼대통령의 초청으로 내달 14일 우리나라를 공식방문하는 것은 우선 아랍과 이스라엘사이에서 우리 외교가 겪었던 「딜레마」가 중동평화 분위기에 힘입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라빈총리의 방한은 지난 62년 수교이후 이스라엘총리로서는 첫 방한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양국 관계의 순탄치 못했던 역정도 함께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62년 수교했으나 아랍권이 2차 중동전쟁이후 이스라엘과 교역관계를 갖는 기업의 진출을 봉쇄하는 「아랍 보이콧」정책을 펼침으로써 대이스라엘관계는 상대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아랍국가에 대한 우리 기업의 건설시장진출이 본격화된 70년대 들어서는 한·이스라엘 관계가 불편해지기까지 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78년 이스라엘 정부는 상주하던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을 폐쇄하고 주일대사로 하여금 주한대사를 겸임케함으로써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동평화협상이 급진전되면서 양국 관계도 정상화의 돌파구를 찾고 지난 92년 주한이스라엘 대사관이 재개된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우리측 대사관이 이스라엘에 상주하게 됐다. 이런 여세를 몰아 이번 라빈총리의 방한으로 이루어질 김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는 양국관계를 확인하고 보다 진전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나라는 중동평화 다자그룹회의에 참가하는등 이 지역 평화정착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논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이스라엘관계는 이번 라빈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협력과 양국간 경협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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