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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개인부채 급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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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개인부채 급증(사설)

입력
199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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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우리 사회의 과소비 풍조가 우려되어 왔는데 이를 뒷받침하듯이 그동안 개인부문의 부채가 대폭 확대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부문의 부채비율은 매우 높은데 특히 70년대 후반이후 민간부채 증가율을 주도해온 것은 기업보다는 개인부채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흔히 기업의 높은 부채 비율을 걱정해왔다. 국내 금리가 다른 경쟁국들보다 훨씬 높은데 기업의 부채비율까지 높기 때문에 금리부담이 대외경쟁력의 제약요인이 되며 특히 불경기에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해왔다.

 그러나 사실은 그동안 개인부채 증가율이 기업부채 증가율을 계속 앞질러 왔음이 드러났다. 그 결과 총부채잔액에서 개인부채의 비중은 1976년 8.6%에서 작년에는 27.1%로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에 기업부채는 31배인데 개인부채는 무려 109배로 불어났다.

 개인부채가 많아진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과거에는 저축이 부족해서 제한된 자금을 기업의 생산활동에 우선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이제는 소득이 늘고 금융이 발전하면서 자금의 이용이 개인 및 가계에까지 확대되고 이것은 우리 생활의 질적향상에도 촉매작용을 했다.

 어떻든 이제 개인부채 및 소비의 상대적 규모는 선진국 수준에 못지 않게 되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써 풍요한 선진경제를 이룩한듯한 착각에 빠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앞으로 자본자유화가 확대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외국자본이 들어오는 만큼 부채와 과소비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남미제국들은 70년대이후 자본자유화에 따라 소비가 급증하고 인플레가 악화되면서 대규모 외국자본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국내금리가 떨어지기는 커녕 더욱 올랐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이제 그러한 징후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무엇보다도 부채증가로 연결되는 과소비와 인플레는 무절제하고 비륜리적인 병리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에 우리사회에서도 마약·범죄 등이 급증하고 근면·절약하기보다 공짜로 놀고 먹을 궁리만 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건전한 정신과 절제있는 경제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 인플레를 절대 억제해야 한다. 인플레 억제만이 과소비를 추방하고 부채를 줄이고 근검 저축을 장려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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