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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하는 행쇄위/이동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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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하는 행쇄위/이동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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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의 행정쇄신위원회 전체회의는 불합리한 행정규제를 풀어 국민이익을 도모한다는 위원회의 설립취지를 의아스럽게 했다. 이날 행쇄위는 이동통신전화가입시 냈다가 해약할때 원금(65만1천원)만 찾아가도록 돼있는 설비비제도를 96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행쇄위는 폐지이유로 이동통신사업이 민영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처럼 공기업이면 모를까 선경등 대기업이 지배주주가 된 한국이동통신(주)에 이동전화가입자가 종전처럼 이자한푼 못받고 거액을 낼 까닭이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난달 현재 모두 5천5백억원에 달하는 설비비의 이자문제를 생각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민영화시점은 지난 7월로 설비비부과의 명분도 그때 이미 사라졌다. 그렇지만 설비비 반환시기는 96년이후라 시간상으로 민영화시기와 설비비 반환시기와는 최소한 1년6개월의 시차가 생긴다. 예상이자수익만도 1천억원에 달한다.

 당초 행정쇄신위실무팀과 총리실은 이 기간중의 설비비 이자를 본인에게 돌려주거나 이자를 통신관련기금의 재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지배주주가 재벌로 바뀐 한국이동통신이 5천5백억원이란 거액을 1년6개월이상 이자한푼 물지않고 공짜로 사용하는 것은 특혜시비가 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은 18일의 전체회의에서 체신부의 반대로 완전히 백지화됐다. 당시 체신부는 「설비비도 요금의 일부」 「행쇄위에 당초 건의된 내용에는 설비비자체의 폐지일뿐 이자문제는 언급도 안됐다」는 등 복잡한 반대이유를 내세웠다고 한다.

 행정쇄신위측은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주무부처인 체신부가 반대하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국민을 위한다는 행정쇄신위의 설립목적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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