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구성」 불구 문도 못열어 나라살림을 심의하는 국회예결위가 또다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채 시한에 쫓기고 있다. 국회법 개정에 따라 일찌감치 구성된 예결위는 위원장및 여야간사를 뽑기 위해 단 한차례 모인 것외에 정식 회의를 한번도 못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도 못한 예결위는 새로운 국회상 구현을 위해 개정된 국회법만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예년의 경우에는 예산안 심의도중 사단이 벌어져 진통을 겪었으나 올해는 아예 예산안이 상정조차 되지않아 한술 더뜨고 있다.
예산을 둘러싸고 국회가 파행을 거듭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은 물론 지난해 문민정부 출범후에도 예산은 여야간 힘겨루기에 볼모로 잡혀야만 했다. 지난해의 경우는 안기부법개정 때문이었다.
때문에 국회예결위는 매년 구성단계부터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 금년에 개정된 국회법은 이같은 폐해를 막기위해 예결위의 자동구성을 규정했다. 이에 따라 예결위는 지난 9월2일 자동구성됐다. 9월13일에는 위원장선출을 위해 첫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그후 예결위는 과거와 똑같은 길을 걷고있다.
금년 예결위는 오히려 과거보다 못하다. 예전에는 예산안이 상정된 후 심의과정에 진통을 겪었지만 올해는 상정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결위가 가동되면 지난해 예산의 결산에 이어 내년 예산안의 제안설명 검토보고 종합질의 부별심사 계수조정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아무리 수박 겉핥기로 해도 최소한 10일은 필요하다. 예산안 법정처리시한이 12월2일 이므로 지금 즉시 가동되어도 빠듯한 일정이다.
국회예결위의 장승우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 등 모든 준비를 갖춰놓고있다』고 말했지만 예결위가 언제 낮잠에서 깨어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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