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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회 갖는 바리톤 고성현·소프라노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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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회 갖는 바리톤 고성현·소프라노 김영미

입력
199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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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길목 매혹의 목소리 선사◎고 “주위의 무조건적 호평 부담”/김 “내년초 유럽무대 활동 재개”

 바리톤 고성현씨와 소프라노 김영미씨가 잇달아 독창회를 갖는다. 두 사람은 국내에 앞서 국제무대에서 훌륭한 기량을 평가받은 정상급 성악가이기에 이번 무대에 거는 팬들의 기대 또한 크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성악가와 후진양성이라는 양길을 열심히 가는 정상의 두사람을 만나보았다.

 바리톤 고성현씨(34·한양대 음대교수)는 27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갖는 독창회에서 이탈리아, 독일, 우리나라 가곡을 두루 들려줄 예정이다.

 87∼90년에 푸치니콩쿠르 밀라노콩쿠르 슈투트가르트콩쿠르등을 석권하고 유럽무대에서 평가를 받은 고씨가 국내에 정착한 것은 지난해 봄. 

 그후 그는 매년 50회 정도 음악회를 통해 귀국 당시처럼 변함없이 기름지면서도 듣는 이의 속이 확 뚫리는 시원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귀국 후 서울독창회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를 좋아하는 팬 못지 않게 가슴 설레며 준비하고 있다. 『비결이요? 원래 벨칸토창법은 제대로 익히기만 하면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이가 함께 즐기면서 언제까지라도 잘 부를 수 있는 창법입니다. 

 오히려 주위에서 무조건 「좋다」고 하니까 스스로 긴장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유럽무대에 설 때는 조용히 객석에서 듣고 다음 음악회에 초대한다는 냉철한 음악기획자가 꼭 있어서 자극이 되었거든요』

 이번 독창회에는 레나토 보르기의 「베네치아의 광경」과 로폴리의 「나의 님은 나의 표상」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20세기초 당대의 테너 카루소보다 더 유명한 바리톤이었던 티타 루포를 위해 작곡된 이 가곡은 탁월한 기량이 없으면 부를 수 없는 까다로운 노래이다.

 여름과 겨울방학 다섯달 동안은 외국공연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고씨는 올 여름 이 부세토에서 열린 베르디 페스티벌에서 「가면무도회」의 레나토역을 했다. 내년 1월 독일의 본오페라극장에서 「토스카」의 스카르피아역을 맡으며 말타의 오페라극장에서 「라보엠」에도 출연한다.

 91년 모차르트 페스티벌에서는 「돈 지오반니」의 돈 지오반니역을 맡기도 했다. 유럽무대가 정통 오페라에서 가장 위압적인 인물과 최고의 바람둥이를 동양의 가수에게 맡겼다는 사실은 그의 남다른 실력을 말해준다. 3461―4101

 소프라노 김영미씨(40·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교수)의 독창회는 12월 3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독창회에는 첼리스트 정명화씨가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의 첼로곡을 특별 협연한다. 

 또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를 성악곡으로는 국내서 처음 선보이는데 정씨가 제자 7명과 함께 첼로 8대로 환상적인 반주를 들려준다.

 77년 베로나콩쿠르, 79년 푸치니콩쿠르, 81년 파바로티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씨는 92년 귀국전까지 미국 오페라계의 정상급 프리마돈나로 활동해 왔다. 

 김씨는 82년 파바로티의 상대역으로 출연키로 했던 「라보엠」의 미미역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일본여성에게 빼앗기는 울분을 삼키기도 했다.

 『일본은 국가단위로 국제무대의 문화활동을 지원합니다. 반면 지금도 외국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의 후배 음악가들은 혼자 힘으로 뛰어다니지요. 왜 우리 기업들은 스포츠는 후원하면서 문화는 소홀히 여기는지 안타까워요』

 93년 3월 첫딸 출산을 계기로 국제활동을 완전히 중단했던 김씨는 내년 초부터는 밀라노에 정착, 유럽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나비부인역은 내가 딱 잡으면 아무도 못와요. 게다가 출산후 소리가 더욱 커지고 풍성해졌다던데요』라며 김씨는 앞으로 활동에 자신감을 보인다. 

 이번 독창회에는 비제 차이코프스키 칠레아 등의 가곡과 아리아가 소개된다. 3200―271【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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