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는 그림자… 앞서가거나 뒤처져선 안되죠” 박미나씨(24·여)는 해태그룹을 지휘하는 그룹총수(박건배회장)의 비서다. 그의 주업무는 회장의 스케줄관리. 9개 계열사의 종업원 1만5천명을 이끄는 회장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것이어서 그리 간단치 않다. 하루평균 50여통씩 오는 우편물중 초청장을 분류, 회장의 참석여부를 확인하고 외부인사와 그룹임원들이 요청하는 면담등을 다른 일정과 겹치지 않게 짜야 한다.
회장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일단 그가 모두 받는다. 몸이 다소 아프더라도 내색할 수 없다. 그의 목소리가 외부인사에게는 그룹의 이미지로 전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회장에게 생기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금물이다. 걸려오는 전화중엔 소비자들의 항의전화도 가끔 있다. 바쁘더라도 불만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어 그룹내의 상담할 상대를 찾아줘야 한다.
『비서는 회장의 그림자와 같아야 한다. 앞서 가서도 안되고 너무 뒤처져서도 안된다. 진짜 의도와 달리 잘못 표현된 말을 가려낼 정도로 모시는 분과의 호흡맞추기가 중요하다』는 게 박씨의 비서철학이다.
지난해 Y여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평소 익힌 영어와 일본어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대전엑스포 도우미에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1일 그룹총수비서직 선발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해 도우미로는 훈련만 받고 활동은 못했다. 대학시절 사회조사회사에서 전화설문조사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비서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박씨는 『변화가 있고 다양한 사람을 접해 볼 수 있다는게 비서직의 매력』이라고 말했다.<글 유승호기자·사진 신상순기자>글 유승호기자·사진 신상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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