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힐스·앨런·대처 등 아진출 “선봉” 세워/“영향력 이용위해 엄청난 수임료” 미지폭로 미국의 대형 담배회사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직 백악관 고위관리와 행정부내 무역대표부 대표등은 물론 영국의 대처전총리도 로비스트로 고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7일 「미 담배회사들이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전백악관 고문 마이크 디버, 전백악관 안보보좌관 리처드 앨런, 전무역대표부 대표 클레이튼 유트, 칼라 힐스등이 거액을 받고 담배회사의 로비스트로 일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의하면 레이건행정부에서 85∼89년 미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낸 클레이튼 유트는 영국에 본부를 둔 BAT사와 관계를 맺고 한국, 대만, 일본에 대해 담배시장 개방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이후 미국담배회사의 매출이 연 10억달러가량 늘어나자 이 대가로 유트는 필립 모리스사등으로부터 상당량의 주식을 넘겨 받았다는 것이다.
유트의 후임으로 89∼93년 미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낸 칼라 힐스도 미국 담배회사들이 태국시장에 진출하도록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칼라 힐스는 이 대가로 그녀가 운영하는 법률회사가 필립 모리스사의 캐나다를 상대로 한 소송을 수임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폭로했다.
80년대 중반 레이건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리처드 앨런도 한국 담배시장 진출을 벼르던 R·J·레이놀즈사의 로비스트로 고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앨런이 레이놀즈의 로비스트로 활약하자 필립 모리스사는 이에 맞서 레이건정부의 백악관 고문을 지낸 마이크 디버를 로비스트로 고용했다는 것. 필립 모리스사는 앨런이 당시 『필립 모리스사가 민주당과 줄이 닿아 레이건행정부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소문을 한국에 퍼뜨리자 25만달러의 수임료를 주고 디버를 로비스트로 기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필립 모리스사는 또 공화당의 지원을 받기 위해 레이건의 막역한 친구이며 상원의원을 지낸 폴 랙슬트의 딸 미첼 랙슬트도 로비스트로 고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87년 디버가 의회에서 로비활동에 관해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을 때 증거로 제출된 필립 모리스사의 메모에 의하면 디버는 필립 모리스사를 대신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고위인사로부터 환대를 받았다고 자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디버는 이 혐의를 시인한 뒤 보호관찰과 함께 10만달러의 벌금에 지역사회 봉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담배시장을 열지 않고 버티다가 무역제재 위협이 고조된 88년에 와서야 미국에 담배시장을 개방했다.
한편 대처전영국총리도 필립 모리스사의 고문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담배시장 개척과 싱가포르의 금연정책 완화및 한국, 일본, 대만, 태국의 전매공사 민영화등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처는 3년간 로비스트일을 맡는 조건으로 1백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로스앤젤레스=박진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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