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민생치안분야에서 일해 온 만년형사가 과로로 순직하면서 안구를 기증했다. 서울 청량리경찰서 형사과 김룡식경장은 철야근무 잔무처리중 뇌출혈로 쓰러진 지 6일만인 17일 밤 유족과 동료들의 오열 속에 숨을 거뒀다. 김경장의 안구는 21일께 신촌 세브란스병원서 각막혼탁으로 앞을 못보는 이모씨(50·여)에게 이식된다. 부인 이미자씨(51)는 『평소 신문등에서 장기기증 기사를 접할 때마다 우리도 죽으면 장기를 기증하자는 말을 자주 한 그분의 뜻에 따라 안구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63년 경찰에 몸을 담은 김경장은 형사과와 수사과에서만 줄곧 근무해왔다. 격무와 박봉에 시달려 남긴 재산은 성북구 보문동의 전세집이 전부이지만 노모(93)를 극진히 봉양하던 효자였다. 내년이 정년이던 김경장은 최근 계속되는 민생치안 1백일 작전에 유달리 열성을 보이다 끝내 쓰러졌다.
경찰은 고인의 뜻을 기려 경사계급을 추서하고 19일 청량리경찰서장으로 장례식을 치른 뒤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키로 했다.【선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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