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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솜씨와 내치능력/최규식 정치부차장(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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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솜씨와 내치능력/최규식 정치부차장(기자의 눈)

입력
1994.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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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와 아태3국 순방일정을 마치고 19일 하오 귀국하는 김영삼대통령은 귀국 이틀전인 지난 17일 시드니에서 수행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번 순방결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전반적인 순방성과에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고 여유도 있어 보였다.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화 장기구상」착수를 밝혔다.이 구상은 구체적 알맹이가 없어 공허한 느낌이 없지도 않지만 우리가 세계의 중심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와 의지는 분명했다.

 김대통령은 귀국하면「세계화 구상」을 국정운영에 반영하는 것을 중요한 국정목표로 삼을 게 분명하다.세계화를 표방한 특유의「몰아치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김대통령을 기다리는 것은 경제실리외교면에서의 순방성과와는 전혀 동떨어진 정국상황이다.

 야당의 12·12관련자 기소요구로 정국이 경색된채 정기국회가 보름째 공전상태다. 김대통령은 취임이후 외국순방에서만 돌아 오면 묘하게도 좋지 않은 정국에 직면하곤 했다. 바로 지난해 11월 미시애틀에서 열렸던 APEC 정상회의에서 돌아 온 직후 쌀시장개방파동을 맞아 국정이 뒤뚱거리기 시작한 것이 기억에도 새롭다. 김대통령이 미국방문을 마친 직후 나온 국정목표의 하나가「국제화」였지만 쌀파동과 이후의 정국상황 탓 에 어느틈에 뒤로 밀려 버렸었다. 

 올들어 3월의 일본및 중국방문에서 돌아왔을 때도 외교정책혼선 파문으로 순방성과가 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대통령이 이번에 거둔 순방성과나 세계화 목표가 국내정국때문에 빛이 바래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김대통령이 스스로 밝힌대로 보고르 정상회의에서 조정능력을 발휘,명분과 실리를 함께 얻어 낸 「외교솜씨」에 걸맞게 정치 9단으로서 내치능력도 발휘해 정국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주목된다.<캔버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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