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강공지속에 “신뢰”… 동참으로 선회/민주 “정국흐름에 상징적 영향력” 고무 민주당만이 외롭게 서 있던 「12·12전선」에 재야도 나서기 시작했다.
김근태씨가 이끄는 국민회의가 18일 장외집회를 열었고, 19일에는 재야의 명망가들이 기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특히 19일의 기자회견은 천주교의 김승훈신부, 기독교의 오충일 김관석 박상증목사, 불교의진관스님,전국연합의 신창균 계훈제고문, 고영구변호사등이 참여한다. 또한 변형윤 강만길 이영희교수, 이돈명 한승헌변호사 등은 이날 채택될 기소촉구결의문에 서명, 회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때늦게 재야가 12·12투쟁에 나선 것은 구심력의 약화 때문이었다. 14대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재야는 민주당, 민중당, 사회운동체제로 사분오열됐고, 민중당출신의 상당수 재야인사들이 현 정부의 개혁에 동참하는 바람에 중심축이 사라진 상태였다. 재야라는 테두리에 남은 명망가들은 원로들과 김근태씨 정도였다. 따라서 이들이 재야의 이름을 내걸고 12·12기소를 주장해도 정치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칠 수가 없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망하는 자세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12·12투쟁에 동참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우선 민주당과 이기택대표의 진의를 확실히 믿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재야의 한 핵심인사는 『민주당이나 이대표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당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재야가 열성적으로 뛰다 보면 어느새 정치권은 모종의 타협을 도출하고 투쟁의 판을 떠나, 재야만 「닭쫓던 개」의 신세가 되곤했다』고 불신의 구체적 배경을 털어 놓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예상외의 강공을 계속하자 재야도 신뢰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와 전국연합의 장외집회, 사회 각계인사의 공동기자회견 등도 투쟁의 신뢰관계 형성으로 가능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도 민주당과 재야의 연대가 완벽히 공고한 상태는 아니며 여전히 일말의 의구심은 남아 있다. 지난16일 민주당주최 「각계원로간담회」에서 재야인사들이 민주당측이 준비한 결의문채택을 반대한 사실에서도 이런 미묘함이 잘 드러나고있었다. 이 간담회에서 재야인사들은 『우리가 마치 민주당에 얹히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부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재야의 12·12투쟁동참에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민주당은 재야의 동참이 정국흐름에 주요변수는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 상징적인 영향력은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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