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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노동계 선명경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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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런 노동계 선명경쟁(사설)

입력
199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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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공식적으로 한국노동계를 지배해왔던 한국노총과 이에 도전해온 소위 재야노조세력간의 분열이 심화, 상호 세력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노총도 재야노조에 맞서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선명경쟁을 벌일 것이 확실하다. 우리는 노동계의 분열과 주도권 장악을 위한 경쟁이 가져올 경제적 역기능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불안을 우려한다. 사실 한국노총과 재야노조의 힘겨루기는 이제 시작됐다 하겠다. 한국노총은 17일 88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단위 노조대표자대회를 갖고 ▲노·경총의 임금합의등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불참 ▲재야로조들과의 노동계 통합제의등을 내놓았다.

 노총의 이러한 움직임은 전로대를 주축으로 한 재야노조들이 지난 13일 경희대에서 「민주노총건설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전로대의 해산과 민주노총준비위원회의 결성을 선언, 소위 「제2의 노총」 설립운동을 본격화한 데 대한 대응인 것이다.

 재야노조의 제2노총운동은 기존회원노조의 노총탈퇴를 겨냥하고 있어 노총으로서는 조직잠식을 막기 위해 자위적인 대항책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또한 그 대책도 정부와 기업으로부터의 독립, 자기개혁, 노동계의 통합제의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이다.

 노총이나 재야노조가 근로자의 권익옹호를 추진한다는 데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다. 방법론과 권익의 개념에 차이가 있는 것이 문제인데, 당장 이념적 차이가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재야노조가 급진좌경노선이 아니라면 노총과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과격한 강경일변도의 노동쟁의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상실하고 있는 최근의 노동운동추세를 읽기 바란다.

 우리는 노동운동이 성숙되지 못한 현 단계에서 노동계의 분열이 표면화되는 경우 노조조직간의 경쟁이 우리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이상의 무분별한 임금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노사관계가 나름대로 안정, 경제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경쟁력 약화가 가속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노총이 중앙단위의 임금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만 해도 벌써 내년도의 임금인상협상전망을 극히 불투명하게 한다. 물론 노사 양측에서 엄격히 지키지는 않았다 해도 일종의 임금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노동정책도 문제다. 정부는 3자개입금지조항 철폐, 산별연맹이상 복수노조 허용, 노조의 정치활동금지철폐등을 골자로 한 노동법개정안을 잠정 확정했다고 한다. 산업계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비전있고 현명한 정책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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