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합의따른 「전반적 감시」 북 긍정반응/전문가회담 추이따라 「협조 조절」 가능성 북·미고위급회담의 핵심적 합의사항인 북한의 핵동결 조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활동이 조만간 이뤄질 것 같다. IAEA는 16일 북·미회담이후 처음으로 북한측과 협의를 갖고 IAEA가 수행할 핵동결 감시활동에 대한 북한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빈주재 김광섭북한대사와 브루노 펠로IAEA핵안전조치국사무차장간에 이뤄진 이날 협의에서 IAEA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전반적인 감시활동의 범위와 대상, 방식을 통보하고 상세한 기술적 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전문기술팀이 평양에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긍정적 반응과 함께 전문가팀의 활동에 대한 협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측은 곧 비자를 발급, 빠르면 금주말 IAEA 전문가들이 입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팀에는 사찰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AEA는 현장에서 일부 검증활동을 개시한다는 방침이어서 IAEA가 감시활동을 착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IAEA는 지난 5월 북한이 폐연료봉을 임의로 꺼낸 이후 사찰단원 2명을 영변에 계속 상주시키고 있어 핵동결에 대한 감시활동의 시점을 굳이 구분짓는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의 북·미기본합의서에서 1개월내에 흑연감속로와 관련시설을 동결하며 동결기간에 IAEA가 이를 감시하도록 허용하고 충분히 협조한다는데 합의했다. 북한측은 이에 따라 이미 핵동결조치를 발표했다.
핵동결 감시활동은 북한과 IAEA가 체결한 핵안전협정에는 규정되지 않은 사항으로 IAEA의 특수한 검증활동이다.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유엔안보리는 지난 4일 한스 블릭스IAEA사무총장에게 핵동결 감시활동을 요청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고 IAEA는 지난 11일 특별이사회를 소집, 이를 결정했다.
IAEA가 감시할 북한의 핵동결 대상시설은 5곳이다. 영변의 5㎿ 실험용원전(핵연료의 재장전 포기)과 영변과 태천의 50㎿및 2백㎿ 원전(건설중단),방사화학실험실(즉각폐쇄)및 영변의 핵연료 제조공장등이다. 감시기간은 동결시작부터 북한이 합의한 궁극적인 해체시점까지이다. 북한과 미국은 2003년까지 경수로 건설을 완료하고 건설종료와 맞춰 북한은 흑연감속로와 관련시설을 해체키로 합의했으므로 2003년까지 감시활동이 지속된다고 할 수 있다.
IAEA는 시설이 아닌 핵활동의 동결도 감시하게 된다. 여기에는 8천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여부가 포함되는데 북한과 미국이 이의 안전한 처분을 위한 전문가회담을 진행중이어서 폐연료봉 문제가 완전해결될 때까지 IAEA는 현재 냉각수조에 보관중인 폐연료봉을 감시하게 된다.
IAEA가 취할 감시활동은 대상시설의 가동중지와 건설작업의 확실한 중단, 핵물질의 임의 이동여부를 감시할 수 있는 봉인, 감시카메라 설치, 방사능 측정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IAEA 관계자들에 의하면 이같은 전반적인 감시활동은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사찰활동과 같은 효과를 갖게 된다. 사찰과 감시를 명확히 구분짓기가 다소 어렵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세부협상에서의 시비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은 폐연료봉, 경수로, 북·미관계개선등에 대한 전문가회담의 진행추이에 따라 IAEA 감시활동에 대한 협조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동결을 스스로 약속했고 북·미회담의 성과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만큼 감시활동이행에 결정적인 장애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동결 감시와 관련한 북한과 IAEA의 협상및 감시활동에 대한 북한의 협조는 북·미회담에서 북핵문제가 해결된 이후 북한의 진실하고 성실한 자세가 처음으로 국제사회에서 검증받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