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전시회」 열기/“잘 알려야 잘 팔린다”/「제품홍보 전시장」 신·확충,새광고기법 개발도 활발 「잘 알려야 잘 팔린다」 경제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럽의 기업들은 상품과 기업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어봐야 알려지지 않으면 고객을 찾을 수 없다는 단순하지만 너무나 명백한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유럽의 기업들은 앞다퉈 상품전시회를 마련하고 새로운 광고기법을 개발, 자사상품의 홍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전시회는 품질을 검증받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유럽기업들이 큰 노력을 기울이는 홍보수단이다. 유럽의 전시회와 기업들의 광고현황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유럽을 보려면 전시장을 찾아라』
유럽에서 전시회가 갖는 위력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경쟁력강화를 위한 노력과 해외투자유치 바람이 어느때보다 거센 오늘의 유럽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유럽의 전시회는 다른 어느 곳보다 양적·질적으로 급속히 팽창해왔으며 전시업은 그 자체로 이미 유망산업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또 유럽의 전시회장은 기업인들이 바이어와 상담하고 거래계약을 체결하는 수출입의 전초기지로서만 아니라 슈퍼마켓을 들르듯 주민들도 자유롭고 부담없이 찾을수 있는 생활의 장으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물론이고 각 도시별로도 엄청난 수의 전시회가 매년 열리고 있지만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다양한 주제의 전시회」라는 기본정신이 이같은 대중적 호응을 모으는 원동력이라 할수있다.
전시회의 종류도 다양하다. 전기·전자 선박 완구 악기 자동차 직물디자인등 우리에게 낯익은 분야에서부터 환경오염방지기기 전화카드 자연건강식품 낙농·축산 창업투자등 수백가지에 달한다. 단순히 물건을 알리는 선전·홍보뿐아니라 현대생활패턴의 흐름까지 감지할수 있는 문화공간의 역할까지 하는게 유럽의 전시장이다.
독일 전시회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메세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지난달5일부터 6일동안 세계최대규모라는 프랑크푸르트 서적전시회가 열렸다. 전통적인 서적의 개념을 깨고 등장한 CD롬, CD I등 첨단 전자출판이 눈길을 모았지만 무엇보다도 전시회에 참여한 각국 기업과 객장을 찾은 엄청난 인파가 더 인상적인 자리였다. 모두 1백5개국에서 8천6백28개사가 전시회에 참여해 규모면에서 가장 컸던 지난해의 96개국 8천4백64개사를 뛰어넘었다.
연일 쏟아져 들어오는 전시회 관람인파에는 세계최대규모라는 메세 프랑크푸르트도 역부족이어서 전시장은 행사기간 내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년대초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옥내전시장을 건립해 전시업무의 전문화에 물꼬를 튼 베를린의 대형 전시장인 메세 베를린은 2000년까지 규모를 키우기로 하고 대대적인 전시장 확·보수공사에 나섰다.
지금은 메세 프랑크푸르트에 최고의 위치를 넘겨줬지만 현대적인 전시회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재의 10만3천㎡의 옥내전시장을 97년까지 14만㎡로 확장하고 2000년까지는 1만여㎡의 옥외전시장을 폐쇄, 모두 16만㎡에 달하는 순수 옥내전시장만으로 메세 베를린을 단장한다는 계획이다.
EU국가중 가장 낙후됐다는 그리스에서도 자국 전시회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중 격년제로 열리는 포세도니아 선박박람회는 노르웨이 선박박람회와 함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선박전시회로 지금은 그리스를 알리는 대표적인 국가행사가 돼버렸다. 지난6월6일부터 5일간 열린 이 박람회에는 모두 52개국에서 1천4백28개사가 참가해 선박산업의 기술정보교류와 함께 치열한 선박수주경쟁을 벌였다. 이중 그리스업체는 1백60개에 불과해 이 박람회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를 짐작케하고 있다.
유럽의 전시회가 견실한 성장을 계속할수 있는 것은 오랜 역사에서 오는 권위와 명성도 큰 힘이지만 무엇보다 전시장에 쏟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빼놓을수 없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전시장부지 확보및 건물신축과 유지관리등에 필요한 제반비용뿐 아니라 전시회에서 손실을 볼 경우 이를 예산에서 보전해주고 있다.
지난8월6일부터 이틀동안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 패션·의류전시회 「모다 베를린」의 홍보담당 카롤라 쉐베씨(여)는 『전시장은 그 고장의 얼굴이다.
전시장이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시당국의 활동상을 가늠할수있다』고 말했다. 전시장육성이 각 지방자치단체가 꼽는 제1의 시정과제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프랑크푸르트=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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