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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화」고립 피할 새 협력무대/APEC가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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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화」고립 피할 새 협력무대/APEC가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

입력
1994.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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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이미예정… 추가부담 적어/폐쇄적 일·중·동남아진출 호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대통령궁(보고르)을 잇는 60의 자고라이고속도로. 아태경제협력체(APEC) 18개국 정상들은 지난 15일상오 이 길을 자동차로 달려 「보고르 선언」을 채택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적인 고속도로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 고속도로를 한국의 건설업체(현대건설)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김영삼대통령 클린턴미대통령 무라야마일총리등 APEC 18개 회원국의 정상들이 한국이 닦아 놓은 고속도로를 달려 아시아·태평양경제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보고르 선언」을 채택한 것은 우리에게는 아주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은 경제블록화시대에서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다. 세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ASEAN) 중화경제권등으로 배타적인 블록을 형성해가고 있지만 우리가 낄만한 블록은 아직 없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대외고립도 예상할 수 있다.

 APEC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PEC은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역량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블록이다. 대외고립을 피할 수 있는 새 경제협력무대로 떠오른 것이다. 「보고르 선언」은 이런 가능성을 한층 높여 주었다.

 노재봉박사(대외경제정책연구원)는 『APEC은 EU를 견제하는 경제협력체로 부상하고 있다』며 『APEC이 표방하고 있는 개방적 지역주의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다자간 자유무역체제의 성립이 앞당겨질 것이고 이번의 자카르타회담은 이의 실현가능성을 가시화시켰다』고 말했다. 세계 수입시장은 현재 EU와 APEC이 양분하고 있다. 세계 수입시장에서 EU와 APEC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년기준으로 각각 40%, 41%에 이르고 있다. 국제경제전문가들은 이 비중이 2010년에 가면 EU 30%, APEC 52%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PEC이 세계경제의 중심이 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APEC의 투자및 무역자유화는 한국경제에 앞마당을 활짝 열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고르 선언」은 APEC의 투자및 무역자유화 시점을 선진국 2010년, 개도국 2020년으로 차별화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으로 취급될지, 개도국대우를 받을지 알 수 없지만 만약의 경우 선진국으로 인정되더라도 시장개방과 관련하여 실보다는 득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에 의해 공산품 농산물 서비스시장이 개방될 만큼 개방되게 되어 있다. 또 96년에는 선진국끼리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방침을 세우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금융시장 외환시장 등의 국제화를 선진국수준으로 끌어 올리지 않으면 안될 처지다. 오갑원경제기획원국제협력과장은 『APEC에서 우리가 선진국으로 분류되어 2010년에 자유화조치를 취한다 하더라도 그이전에 이미 OECD수준에 맞게 자유화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개방의 부담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과장은 『경제공동체로서의 규칙을 만들기가 아주 어렵겠지만 일단 규칙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향유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규모가 크면서도 폐쇄적이기 이를데 없는 동남아국가와 일본등으로의 진출이 아주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21세기의 최대시장으로 일컬어 지고 있는 중국으로의 진출도 쉬워질 것이다. APEC을 시장진출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남아국가들과 중국의 개발수요는 무궁무진하다. 가장 대표적인 개발수요가 도로 철도 공항 항만등 사회간접자본(SOC)확충이다. 이들 나라들은 경제개발의 기초인 SOC확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 통신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초고속정보통신망(정보고속도로)의 구축을 제안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개발에는 전력확보가 필수적이다. 원전건설참여도 유망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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