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사용금액 평균 1백97만원선/은행지로 이용 10가구중7가구나 우리나라 도시가구들은 1년에 신용카드를 평균 11.7회 사용한다. 한달에 한번꼴로 카드를 쓰는 셈이다.
한해동안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1백97만원 정도다. 이는 도시가구가 연간 지출하는 돈(1천1백83만원)의 1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물건을 샀든 술을 마셨든 카드로 「긁은」 금액이 1년간 5백만원을 넘는 집도 10가구중 1가구꼴은 된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은행이 전국 주요도시 2천5백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17일 발표한 「도시가계 지급결제행태」 분석결과 나타났다. 조사에 의하면 응답가구의 절반은 연간 신용카드 이용횟수가 10회미만이고 41%는 10∼30회정도였지만 10가구중 1가구는 적어도 2주에 한번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연간 신용카드 이용금액도 1백만원이하인 「알뜰소비자」가 전체의 39%를 차지했고 1백만∼2백만원인 평균 소비계층도 28%에 달했지만 1천만원(월 80만원)이상 쓰는 사람(3%)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40%가량은 신용카드 때문에 충동구매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현금소지의 불편이 없는데다 외상구매가 가능하며 결제일까지 자금을 융통(최고 57일간)할 수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이용은 날로 증가세에 있다. 특히 저소득 저연령층일수록 신용카드를 현금서비스같은 자금융통수단으로 애용하고 고소득자일수록 충동구매가 잦은 것으로 나타나 신용카드를 「건전소비생활과 신용사회구축수단」이란 원래 자리로 정착시키려는 국민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조사결과 도시가계의 신용카드의 이용률은 46.6%. 아직은 1백가구중 46∼47가구정도만 신용카드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카드(갖고 있더라도)를 쓰지 않는 편이다.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지급결제수단(현찰제외)은 은행지로다. 대부분 공과금 회비납부등 소액결제용이지만 어쨌든 10가구중 7가구(이용률 68.8%)는 지로창구를 찾고 있다. 대표적 결제수단이던 자기앞수표는 실명제이후 현금선호경향과 은행들의 발행수수료인상으로 이용률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가계수표도 비록 당좌개설능력이 없는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인기가 있지만 높은 사고 및 부도위험과 이로 인한 수취기피로 매력을 잃어 올해 이용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선불·직불카드도 응답자의 54%가 『별로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현찰이용은 줄고 기타 기계·전자식 결제수단이 늘어나는 것은 신용사회의 진전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우리나라에도 이같은 신용사회적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어 환영할 만한 일이기는 하나 「개인이 책임지는」 신용사회가 되려면 충동형 소비나 사고·부도의 빈발등도 함께 줄어들어야 한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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