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참석… 1회 3만2천원 꼴/친인척일경우엔 8만9천원/“부담크지만 관습상 가야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평균 14번쯤 경조사에 참석한다. 친구나 선후배 이웃등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을 때 내는 부조금은 1회에 대략 3만2천원이지만 친·인척일 경우 약 9만원을 봉투에 넣는다.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들의 절반가량은 1년에 지출하는 경조비규모가 30만원이 넘으며 10명중 1명은 1백만원이상 내고 있지만 「봉투」의 무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저축추진중앙위원회가 직할시이상 전국 6대도시의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조비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위원회는 『많은 사람들이 경조비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고 시간 교통난등으로 경조사에 참석하는데 애로를 많이 느끼지만 관습상 정서상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결과 한 사람이 1년에 경조사에 부름을 받는 횟수는 17·2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참석하는 횟수는 ▲결혼식 7·8회 ▲장례식 2·3회 ▲백일·돌잔치 2·1회 ▲회갑·칠순 1·9회등 모두 14회 정도였다. 한달에 한번이상은 꼭 경조사에 참석하는 셈이지만 4명중 1명은 한해동안 참석하는 경조사횟수가 20회를 넘는다. 참석률로만 본다면 장례식이 결혼식 백일·돌보다 월등히 높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사보다는 조사에 더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조비에 내는 돈, 즉 부조금액수는 1회 평균 3만2천원이었다. 여기서도 장례식이 1회 3만5천원으로 회갑 칠순(3만3천원) 결혼식(3만원)보다 다소 많았다. 그러나 이는 친구 동료 이웃 선후배등 「비혈족」에 한정된 경우로 친인척의 결혼이나 회갑 사망때에는 한번에 8만9천원가량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연간 경조비에 쓰는 돈이 30만원을 넘었으며 지출규모가 ▲50만∼1백만원인 사람이 17.5% ▲1백만원이상인 사람도 9.8%나 됐다.
절대다수가 이같은 경조비규모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대부분 생활비에서 부조금을 갹출하고 있는데다 매년 액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조비도 날로 인플레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경조비액수는 어떻게 정하는가」란 질문에 3분의 1가량은 「생활규모에 맞게 부조한다」고 답했지만 「친한 사람이면 더많이 낸다」가 42%, 「남들 내는 만큼은 내야하지 않느냐」는 응답도 16%나 됐다.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정하거나 과거 받았던 만큼 낸다는 사람도 많았다.
경조사참석이 꼭 내키는 일만도 아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교통체증에 주차난등으로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경조사에 꼭 참석하고 부조금도 내야한다고 믿고 있었다. 전통과 정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인들도 장례식이나 결혼식때 평균 7백만원 정도 부조금을 받았는데 꽤나 긴요하게 썼다고 했다. 다만 적정수준의 경조비를 정한다면 지금보다 2천∼3천원정도 낮아져야 한다(2만9천원)는것이 응답자들의 지적이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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