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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체계」 확대 시급/현 민방위형으론 「인재」 현장구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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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체계」 확대 시급/현 민방위형으론 「인재」 현장구호 한계

입력
1994.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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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반 신속출동방법·현장명령계통 등 확립해야 지난해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건때와 최근의 성수대교 붕괴참사등에서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안돼 희생이 더 커졌던 사실에 비춰  비상시 응급의료동원체계를 전면 재점검해 새로운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성수대교 붕괴 때 현장 의료구호활동은 전혀 없었다. 구조대의 늑장출동으로 앰뷸런스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생존자들은 이미 다른 차량들을 이용해 병원에 옮겨지고 난뒤여서 사망자 후송만을 담당했다.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건때도 하반신이 마비됐던 김성희씨의 경우 현장에 의료전문가가 출동해 헬기구조활동을 도왔다면 하반신 마비와 같은 후유증은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의사들은 보고 있다.

 현재 국내의 재난대비응급의료체계는 민방위형 체계로 풍수해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구성된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이송·이재민구호대책·재해현장의 방역등이 주요임무로 요즘과 같은 인위적인 재난에서 의료구호활동을 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부조직이라 할 수 있는 응급의료구호반을 현장에 신속히 동원할 수 있는 체제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한식교수(응급의학과)는 『돌발적인 대형사고가 났을 때 실질적인 의료구호활동이 되려면 구조반에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면서 『현재 대부분 앰뷸런스는 운전기사 혼자서 환자후송을 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각 병원간의 후송및 환자치료를 위한 협조체계도 안돼 있다. 사상자 발생수에 따라 투입될 의료구호반의 규모를 결정할 통괄기능을 하는 곳이 현재로선 전혀 없으며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건 당시 60명의 환자를 이송키 위해 무려 2백대의 앰뷸런스가 동원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일본의 경우 지역의사회가 「당번의사제」를 운영, 큰 사고가 발생하면 당번의사가 진료를 중단하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구호에 사용할 의료용품은 적십자사가 준비하도록 임무를 구분하고 있다.

 이한식교수는 재난현장은 매우 혼란스럽고 사상자가 많으면 당황하기 쉬우므로 ▲현장지휘명령체계의 확립 ▲환자분류체계등도 확립해야 구조와 치료가 신속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즉시 치료해야 생존할 수 있는 환자, 중상이지만 치료에 다소 시간여유가 있는 환자, 거동이 가능한 경한 환자, 사망했거나 생존가능성이 없는 환자등을 분류해 표시를 하면 현장에서 훨씬 능률적인 구호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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