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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아태정보통신망 APII」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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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아태정보통신망 APII」제안

입력
1994.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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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패권 견제 “우리몫 확보”/미·일안 각국반발… 중재안내놔/호응 높으나 주도권 등 난제로 김영삼대통령이 15일 제2차APEC정상회의에서 내놓은 「아·태지역정보통신기반구조」(APII·ASIA PACIFIC INFORMATION INFRASTRUCTURE)구축 제의는 정보통신망이 고도화 세계화하고 있는 국제사회에서 미국, 일본등 정보통신열강들을 견제하며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맡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진국들이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국내차원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 또는 지역망으로 확대, 국제적 영향력과 실속을 함께 챙기려는 세계 통신환경에 맞서 한국도 중간자적 입장에서 일정한 선까지는 주도적 몫을 챙겨야 하겠다는 뜻이다.

 정보통신분야에 먼저 눈뜬 국가들은 이 분야가 차세대 사회간접자본중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국 곳곳을 광케이블로 연결, 정보유통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미국과 일본은 2010년까지를 목표로 각각 「슈퍼 하이웨이」, 「신사회간접자본」이라는 이름의 초고속정보망 구축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유럽도 유럽연합(EU)을 하나로 묶는 초고속정보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5년을 목표연도로 본격적인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GII(범세계 정보통신기반구조)라는 개념을 도입해 미국의 주도로 세계전역을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연결, 단일 정보통신권으로 통합하려는 속셈을 드러내고 있고 일본은 이에맞서 아시아전역을 하나로 묶는 AII(아시아 정보통신기반구조)구축을 주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계획은 이해가 엇갈리고 있는 당사국들의 반발에 부딪쳐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정보통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기술에서 단연 앞선 미국이 이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대해 유럽과 일본이 완강한 거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탈냉전시대에 정보와 정보망이 곧 힘이고 세계를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판단아래 GII를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본의 AII 주장에 대해서도 새로운 형태의 「대동아공영권」구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등 반일감정이 높은 아시아 각국이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번 제의는 이처럼 미·일주도의 초고속정보통신망이 반발에 부딪쳐 있는 현실을 십분 활용해 GII와 AII의 중재안에 해당하는 APII구상을 내놓음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정보통신의 세계화추세에서 우리의 몫을 찾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일본의 AII가 아시아지역에 국한된 구상이지만 APII는 아시아지역은 물론 태평양연안의 미국과 캐나다까지 포함, 정보소통을 쉽고 정확하고 빠르게 하려는 국제정보고속도로구축 계획이다.

 APII는 김대통령에 의해 처음 주창됐지만 관계당사국들과 수차례 실무협의를 거친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아시아지역 후진국들도 환영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반조성에서 부터 APII가 GII나 AII 보다 실현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같은 분위기를 업고 내년  상반기중 APEC 18개 전회원국을 초청, 서울에서 APII구축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APII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적지않다. 우선 APII의 기본취지에는 상당수국가가 동의하고 있지만 통신망표준화 기술이전등 각론에서는 이견이 만만치않고 정보통신관련 제도 정책등도 각국이 서로 달라 이를 조정하는 일도 쉽지않다. 또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미국 중국 일본등 열강의 견제와 마찰속에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APII구상을 이끌어 가는 것도 어려움을 느끼게 할 것이다.【김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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