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함 실종… 「오빠부대」 괴성만 난무 오락프로그램들이 점입가경이다. MBC의 「스타쇼」(일 하오6∼7시)가 특히 그렇다. 인기인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찾아볼 수 없고 「오빠부대」의 괴성만을 이끌어내는데 여념이 없다.
방송은 현재의 문화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이끌기도 한다. 조악하고 수준낮은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이 시대의 문화를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발뺌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문화를 이끌어야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13일 방송된 「스타쇼」는 신승훈편이었다. 1년반만에 모습을 나타낸 신승훈은 팬들은 물론 그의 노래를 아는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동안의 음악활동, 음반작업, 새노래등 궁금한 점도 많았다. 이날 스타쇼는 이러한 기본적인 접근은 접어둔 채 그의 인기를 울궈내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스타의 방」코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잠을 자는지 보여달라」는가 하면 「최근에 출생신고 하신 분들은 못들었으니 그들을 위해 모창솜씨를 보여달라 」는등 보는이들이 쑥스러울 정도의 말초적인 내용과 말로 일관했다. 「배워봅시다」코너에서는 신승훈에게 방송카메라를 들려 방청석에 들이대게 했다. 카메라방향에 앉아있던 여학생들이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질러댄 건 불문가지다.
지금까지 3번 방송된 MBC 「스타쇼」의 첫회는 서태지와 아이들편이었다. 게임을 통해 서태지와 아이들과 데이트할 여학생들을 골랐고 이들을 서태지의 승용차에 태워 혼절할 정도의 괴성을 뽑아냈다. 두번째 이휘재편에서는 학생들까지 동원해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방송위원회는 학생동원에 협조하지 말아달라는 공문을 교육부에 보내기도 했다.
방송의 오락프로그램은 이 시대 문화를 어떻게 반영하고 이끌어야 하는가의 방법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프로그램이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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