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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시위 APEC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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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시위 APEC “암운”

입력
199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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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서 75년 독립… 77년 강제편입/클린턴면담 강력요구… 정치이슈 부각 악화일로로 치닫는 동티모르 유혈시위가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전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있다. 지난 12일 동티모르인 대학생 30명이 인도네시아 주재 미대사관에 난입하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APEC 주최국인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다른 회담 참가국에도 적지않은 정치적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다.

 시위자체가 자카르타시와 동티모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다 시위 주동세력은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빌 클린턴미대통령과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과의 면담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티모르 소요문제는 14일부터 시작되는 APEC 정상회담기간에 심각한 정치 이슈로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APEC회담개최와 때를 맞춘 이번 동티모르 소요사태는 사실 당초부터 예고된 것이나 진배없다. 지난 91년 11월12일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군이 독립을 외친 수백명의 비무장 동티모르인을 사망케한 「딜리 사태」가 3주년을 맞는 시점인데다 인도네시아정부는 동티모르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탄압을 지속해온 까닭이다.

 동티모르 사태는 포르투갈의 오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언한 지난 75년 11월 인도네시아군의 무력침공을 받으며 비롯됐다. 수하르토인도네시아대통령은 이후 동티모르에 친인도네시아 괴뢰정권을 세운뒤 77년 6월 동티모르를 인도네시아의 27번째 주로 편입시켰다.

 인도네시아는 그간 티모르의 독립움직임을 무력으로 억누르며 60여만 동티모르 인구의 3분의 1선인 20만명을 사망 실종케했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이 보고하고 있다. 아직도 동티모르에 주둔중인 2만명의 인도네시아군 병력은 현지인들에 대한 체포 구금등으로 강도높은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APEC정상회담에서 동티모르문제를 비공식 의제로 상정하기로 자국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APEC회담에서 동티모르의 인권상황을 일거에 호전시킬만한 구체적인 대안은 도출되기 힘들 전망이다. 수하르토대통령의 강력한 통치체제가 존속하는한 동티모르 인권문제는 「찻잔속에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이상원기자】

◎「아시아워치」 APEC회원국 인권보고서/미국… 해외이민·난민에 차별적 처우/일본… 경제이익따라 인권외교 좌우/중국… 인권문제를 언급만해도 처벌

 아시아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 아시아워치(HUMAN RIGHT ASIA WATCH)」는 14일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원국에 대한 인권상황을 보고했다. 다음은 이 지역 국가들의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요약한 내용이다.

 ◇미국=해외이민과 난민에 대한 차별적 처우,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문제시되고 있다. 특히 교도시설은 국제적 기준에 미비돼있고 인종에 대한 배타적인 의식이 뿌리깊게 상존하고 있다.

 ◇일본=인권개선을 표방한 외교정책이 정치와 경제적 이익에 의해 좌우되는 국가이다.

 ◇중국=인권문제에 대한 언급만해도 처벌을 받는 상황이다. 클린턴미대통령이 인권과 무역을 연계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중국의 인권 신장은 요원한 과제로 남게됐다.

 ◇인도네시아=언론자유가 통제돼있으며 근로자의 노동권이 부정되고 있다. 고문이 공공연히 자행되며 의회는 입법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

 ◇싱가포르=경제적 부흥이 정치적 자유로 이어지는 것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고문과도 같은 처벌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태국=해외난민과 이민자에 대한 대우가 저열한 수준이다. 경찰의 권력남용과 인신매매로 인한 인권침해가 심각하다.

 ◇말레이시아=마하티르정권은 정적에 대한 견제가 심하며 서방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자카르타UPI연합=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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