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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 민족자결주의 확산방지 나설때(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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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 민족자결주의 확산방지 나설때(TIME)

입력
1994.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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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슨전미대통령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구유고와 구소련등지에서 민족주의형태로 발호하고 있다. 그가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했을 때는 고귀하고 진보적인 이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로버트 랜싱 당시미국무장관은 민족자결주의가 부질없는 기대와 폭력만 야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랜싱장관의 예언대로 민족자결주의는 비이성적 민족주의 확산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한 민족의 민족자결은 때로는 다른 민족에 대한 침략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한 민족의 독립에는 두가지 전제가 필요하다.우선 경제적 생존능력이다. 또 하나는 독립국가를 운영해 본 경험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부트로스 갈리유엔사무총장은 각 민족의 독립요구를 모두 들어줄 경우 지구상에는 5백개이상의 국가가 탄생해 세계 평화와 경제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엔은 이를 간과하고 보스니아등 구유고연방의 공화국들을 성급히 승인함으로써 내전을 국제분쟁으로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민족자결주의는 종족주의의 이상보다 더 폭넓게 정의된 공동체속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유엔은 지연과 혈연이라는 가치로 표현되는 민족자결주의에 약해져서는 안된다. 가족과 종족, 국가에 속하려는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지만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형태에 눈을 감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유엔이 민족자결주의라는 기치를 내건 모든 움직임에 대해 자동적으로 축복해서는 안되고 민족자결주의 근본정신인 「개인의 자율성」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것을 각 민족에게 각인시키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힘도 들지만 미국이 앞장서 이 일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은 이제 민족자결주의의 모호한 유산을 보상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정리=정진석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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