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듣기에도 기가 찬다. 총학생회장을 뽑는 대학캠퍼스의 선거가 얼마나 타락했기에 선거비용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인가. 그러나 향응을 베푸는등 엄청난 선거비용을 뿌릴 정도로 캠퍼스 선거풍토가 부패·타락한게 사실이라면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어려운 일을 시작한 서울대학생들의 새바람은 가상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서울대총학생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곧 실시될 선거부터는 선거운동비용을 8백만원 이하로 하는 총액제한제를 실시키로 하고 각 후보로부터 선거자금예상수입 및 지출내역서를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번 선거에서는 후보한명이 8백만원 이상씩을 써가며 과열 선거를 치렀다는 반증같이도 들린다. ◆서울대학생의 1년 등록금이 인문계렬기준으로 1백20만원을 조금 넘는다. 학생선거에서 6년치가 넘는 등록금을 써야 할 정도라면 총액제한금액 8백만원도 적은 돈이 아니다. 도대체 이런 돈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부모에게서 얻어내는 것일까.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거둬 주는 것일까. 아무리해도 큰 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각 대학의 총학생회장만 되면 학생들이 매학기 등록금과 함께 내는 엄청난 액수의 학생회비수입의 지출권한을 가지게 되니 빚을 져가면서라도 선거를 치르는지 모른다. 대학에 따라서는 아직도 자판기운영권을 학생회가 독점하는 실정이니 학생회장 선거가 타락할 소지가 없지않은 것이다. ◆어쨌거나 캠퍼스 선거를 깨끗이 해보려는 서울대생들의 노력이 모범을 보이는 시초가 됐으면 한다. 그리하면 전대학에 파급되고 기성정치권에도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서울대선관위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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