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자원 안정적 공급선 확보/비와는 건설·항만사업 참여 합의/투자,자동차·원전등 고기술전환 계기될듯 김영삼대통령은 오는 15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13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공식방문일정을 마쳤다.
김대통령은 14일의 미·일·중·캐나다 정상들과의 연쇄 개별정상회담과 APEC 정상회의및 호주방문일정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미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방문을 통해 경제실리외교를 선보였고 성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대통령의 이들 2개국 순방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아태지역에서 우리가 중견국가로서의 역할을 확대한다는데 의미를 두었었다. 이는 김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를 역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조화시키는 우리의 중간자적 중심역할을 더욱 강조하는 계기로 삼으려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고 김대통령은 이번에 양국 순방을 통해 그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할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2개국 순방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이 우리의 미래시장임을 새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 점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모두 우리와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실질적인 경제협력확대가 서로에게 모두 도움이 된다는데서 의미가 더 깊다고 보여진다.
김대통령은 13일 수하르토인도네시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양국이 공동개발하는 방안과 인도네시아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사업에 우리의 참여를 확대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많은 부분에서 합의를 보았다. 우리로서는 안정적 경제성장에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는 자원의 원활한 공급문제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와의 자원공동개발은 상당한 원군을 얻은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인도네시아의 4대 교역국이며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6대 교역국이자 세번째로 큰 투자대상국으로서 3백50여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특히 세계에서 네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 아닐수 없다. 이번 김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과 양국 정상회담은 이같은 협력잠재력을 실질적 협력관계로 가시화 시키고 투자 역시 중소규모 위주에서 자동차 통신 원자력등 고기술산업으로 고도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 라모스필리핀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 전력과 통신등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과 항만시설을 비롯한 대형건설사업등의 필리핀 경제건설에 우리 기업이 적극 참여한다는데 합의했다. 필리핀이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경제개발계획인 「필리핀 2000」지원을 통해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할수 있다. 외국은행진출을 아직 하나도 허용하지않고 있는 필리핀에서 라모스대통령이 첫번째 외국은행 지점설치권을 한국에 줄 것을 약속한 것도 우리나라를 반드시 필요한 경협파트너로 고려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우리는 대신 현재 한국에 체류중인 필리핀근로자 3천명외에 앞으로 근로연수생 3천∼4천명의 추가배정을 약속, 국내 인력부족현상을 보완할수 있게 됐다. 김대통령의 이번 필리핀 인도네시아 양국방문은 APEC과 WTO등의 세계경제협력에서 우리의 위상과 역할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는 평가이다. 김대통령으로서는 경제실리를 위해 유례없이 60여명의 기업인을 이끌고 몸소 뛰는 세일즈 외교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한반도주변 4각중심의 정상외교를 한층 다변화했다는 측면도 크다.
그러나 아세안은 일본과 미국의 주된 시장이기도 하고 따라서 김대통령의 이번 순방으로 당장 탄탄대로가 열릴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앞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이번 순방성과를 바탕으로 잠재적 시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략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지적이다.【자카르타=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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