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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의 문화전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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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의 문화전략(사설)

입력
1994.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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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사회도 초고속정보통신망의 구축을 야심적으로 계획하면서 본격적인 정보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컴퓨터 해커에 우리가 피해를 입은데 이어 한국해커가 가해를 하는가 하면 「인터네트」가입 한국인들에 대해 일부 「어글리 코리안」소리도 들려 걱정스럽기도 한 시점이다. 정보사회의 등장은 세계적 수준의 공동체형성을 의미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엄청난 사회변동이 우리 생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하여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보사회의 생산과 유통과정에 얼마나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새로운 시대의 개인과 사회의 위상을 결정하리라는 점이다.

 특히 WTO체제의 정착을 통한 전면적 경쟁체제에 돌입한 세계 속에서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우리의 능력배양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다.

 정보사회의 경쟁력은 크게 보아 두 가지 능력에 의하여 좌우된다. 하나는 정보에 직접적으로 결부된 능력이며, 다른 하나는 정보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문화와 지력, 윤리력이다.

 정보와 직접관련된 능력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대별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보통신기반시설의 건설과 관련산업의 육성 등 하드웨어부문에 대해서는 일찍이 눈을 떴으나 영상과 디자인, 언어및 각종 정보처리방식의 발달 등 소프트웨어의 발달에 대해서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보공동체 형성을 위한 우리의 역량에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부문은 오히려 정보의 배경이 되는 사회문화적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질은 지식의 힘, 윤리의 힘, 문화적 감각의 힘에 의해서 주로 좌우되는 것이며 정보유통의 수단이 되는 부호나 영상, 또는 음성은 오리려 부차적인 것이다.

 정보사회는 또한 세계적 규모의 교섭에 있어서도 개방성을 그 특징으로 갖고 있다. 견접적 접촉이 일반화된 산업사회와 달리 정보사회에서는 멀티미디어를 통한 대면적 접촉이 보다 중심적인 교섭방식이 되는 것이므로 한 사회의 장점과 단점은 여과없이 노출되어 버리는 것이다. 외국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어느 부분은 감추고 싶고 자랑스러운 부분은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정보사회는 개방성과 민주성으로 인하여 거의 무차별적으로 우리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보사회화와 세계적 수준의 정보공동체 구축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단편적이지 않은 종합적 준비와 대처능력이다. 정보화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와 지방화의 추세를 슬기롭게 조화하는 능력도 필요하고 우리사회의 정보분야능력을 특화하여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사회의 지력, 윤리력등 문화의식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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