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출범 양국에 새도약기회/자카르타 놀라운 발전 큰감명”▷정상회담◁
김영삼대통령은 13일 상오9시10분(이하 현지시간) 대통령궁 구내의 영빈관을 출발,걸어서 대통령궁 본관에 도착해 현관에서 수하르토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만면에 웃음을 띤 수하르토대통령은 이어 한승주외무·김철수상공·김시중과기처장관 정종욱외교안보수석 주돈식공보수석등 수행원과도 일일이 악수를 한뒤 김대통령을 회담장인 서재로 안내했다.
수하르토대통령은 먼저 『어제밤 만찬이 너무 길어졌는데 잘 쉬셨느냐』고 안부를 물었고 김대통령은 『전적으로 괜찮다』고 답하는 것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단독정상회담은 1시간40분간 진행됐는데 우리측에서는 정외교안보수석이 배석했고 그동안 한외무장관은 알라타스 외무장관과, 김상공장관과 김과기처장관도 다른 방에서 인도네시아측 관계장관들과 별도로 회담을 가졌다.
▷상의오찬◁
김대통령은 이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주최 오찬에 참석, 한국과 인도네시아간의 경제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어제 자카르타에 도착해 인도네시아의 놀라운 발전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소감을 말했다. 김대통령은 『WTO체제가 출범하는 가운데 국경없는 경제적 경쟁과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대외지향적 발전전략을 도모해온 양국에게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은 그동안의 경제발전을 토대로 이제 인접국가들과 협력하며 공동번영에 적극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국가중에서 가장 많은 액수의 경제협력기금을 인도네시아에 제공하고 직업훈련원를 비롯, 인도네시아의 각종 개발사업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양국 기업인들이 어깨를 나란히 해 세계 곳곳을 누빌 날을 기약하면서, 그리고 양국간의 변함없는 우호관계를 기원하면서 다 함께 건배하자』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날 오찬에는 바크리 인도네시아 상의회장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주요 기업인 2백여명과 우리측 기업인 및 공식·비공식 수행원 70여명이 참석했다.
▷작별예방◁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3시 수하르토대통령 집무실을 방문, 양국의 과거 식민지피지배경험등을 주제로 10여분간 작별인사를 나눈 것을 끝으로 인도네시아 공식방문일정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APEC 일정에 들어갔다.
수하르토대통령은 김대통령이 이날부터 영빈관에서 만다린호텔로 숙소를 옮기는 것이 마음에 걸린듯『의전절차상 영빈관을 떠나지만 호텔에서도 편안하게 지내달라』고 인사했고 김대통령은『오늘 정상회담이 매우 유익했고 좋았다』고 답례했다. 양국 정상은 환담을 마친 뒤 현관 계단에서 부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작별의 악수를 교환했다.
▷교민리셉션◁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만다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교민 4백50여명에게 리셉션을 베풀고 격려했다. 김대통령은 한인회장의 안내로 리셉션장을 돌면서 교민과 일일이 악수를 한뒤 헤드테이블에서 교민회 대표들과 다과를 함께 했다.
▷총혼탑헌화◁
김대통령은 이날 아침 칼리바타 영웅묘지를 방문, 충혼탑에 헌화했다. 김대통령은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영웅묘지에 도착, 자카르타 관구사령관 헨드로 프리요노 소장의 안내로 충혼탑 앞으로 걸어가 진혼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1분간 묵념했다. 프리요노 소장은 김대통령에게 『여기 묻힌 사람들은 대부분 항일투사』라면서 『네덜란드보다 혹독한 지배를 한 일본에 항의해 싸운 투사들도 묻혀있는데 한국도 과거 일본의 지배로 고생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자카르타=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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