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일총리등은 공식일정 돌입/인니,정상들 탑승차량 새차구입 제공 13일 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자카르타에 도착하는등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APEC 17개 회원국중 9개국 지도자가 이날 속속 자카르타에 도착함으로써 APEC정상회의의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고 있다. 12일 이전에 도착한 김영삼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일본총리등 4개국 정상들은 이미 공식일정에 돌입한 상태고 뉴질랜드 필리핀 말레이시아 멕시코등 나머지 4개국 정상들은 14일중 입국, APEC정상회의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가 될 「보고르 선언」의 문안작성을 위해 18개 회원국 정상 특별보좌관들이 12일 밤부터 본격적인 막후협상을 벌였으나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의 주최국인 인도네시아는 무역자유화의 목표연도를 개도국의 경우 2020년, 선진국은 2010년으로 차등을 둘 것을 강력히 주장한 반면 미국은 목표연도를 2010년으로 단일화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절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또 말레이시아는 아예 목표연도 설정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사정에도 불구, 회의관계자들은 한국등 신흥공업국의 중재역할과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회의주재능력에 기대를 걸면서 「보고르 선언」의 채택이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내놓고 있다.
○…도시 전체가 APEC회의준비에 여념이 없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반정세력인 동티모르 학생 수십명이 미대사관에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 인도네시아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군에 의해 희생당한 소위 「딜리 학살사건」 3주년을 기해 미대사관에 난입했는데 클린턴 미대통령은 대사관을 숙소 겸 이동집무실로 사용할 예정이어서 인도네시아 보안당국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이날 동티모르의 분리독립과 지하독립운동 총수 구수마옹(47)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미대사관에 난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대사관측에 큰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부 해외언론들은 클린턴대통령이 APEC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문제를 제기하고 인도네시아정부의 인권탄압정책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중국의 정상과 함께 이번 APEC정상회의 기간에 인도네시아를 공식방문하는 김대통령은 13일 수하르토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에 맞춰 자카르타의 유수언론들이 각각 한국특집을 게재,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유력 영자지 「자카르타 포스트」는 13일자에서 한면 전체를 할애, 김대통령의 동정과 함께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개최소식을 전하는 한편 한국의 전자기술등 발전된 산업과 한·인도네시아간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특집을 게재했다.
○…APEC정상회의를 전후한 14, 15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하는등 이번 회의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온 인도네시아당국은 정상들에게 제공될 차량을 모두 새로 구입한 차량으로 대체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차량은 인도네시아정부가 직접 구입한 것이 아니라 한 개인기업이 구입해 정부에 무료로 대여준 것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개인기업은 벤츠 BMW 폴크스바겐 닛산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메이커로부터 사들인 이들 차량을 개조해 특수 에어백을 다는등 안전장치를 향상시켜 정부에 무료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기업은 또 APEC정상회의가 끝난 뒤에는 이 차량들을 일반인들에게 팔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자카르타=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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