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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역량 시험대/고태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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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역량 시험대/고태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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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방문을 마친 김영삼대통령은 인도네시아 공식방문과 APEC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2일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김대통령은 APEC기간중 18개 회원국들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정상과 함께 국빈의 예우로 인도네시아를 공식방문하는 3명의 지도자에 포함돼 있다. 일본에서도 총리의 공식방문을 위해 교섭을 벌였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했던 점은 차치하고라도 인도네시아가 이번에 김대통령의 경제외교에 거는 기대는 매우 각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는 김대통령이 선진국과 개도국사이에서 이해조정자의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는 이번 APEC정상회의에서 채택될 「보고르선언」과 관련해 한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PEC회원국들은 15일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보고르선언을 둘러싸고 막후절충을 벌이고 있는데 최대쟁점인 무역자유화 목표연도설정에 관한 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과 회의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의견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인도네시아 수하르토대통령은 물론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도 개별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김대통령의 조정능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현지에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PEC내에서 한국이 북미경제권과 아시아경제권사이의 이해조정자로 기대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경제외교가 갖는 기회이다. 이번 APEC각료회의를 통해 우리가 러시아의 APEC참여를 적극 지지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능동적인 외교를 통해 APEC회원국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해낼 수 있느냐는 바로 우리 외교역량을 시험하는 계기도 되는 것이다.<자카르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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