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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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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12일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유명한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의 기일이었다. 그는 1601년 8월17일에 태어나 1665년 11월12일에 죽은 것으로 돼 있으나 묘비에는 사망당시 나이가 57세로 새겨 있어 그의 출생연대는 그의 마지막 정리처럼 안개속에 싸여있다. ◆정수론에서 가장 뛰어난 수학자로 꼽히는 그의 직업은 지방 고등법원의 꼼꼼한 고문관이었다. 고전학에 심취했던 그에게 수학은 하나의 도락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딴 정리가 두개나 있을 정도로 수학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쌓고도 이를 발표하려 하지 않았다. ◆「N이 2보다 큰 자연수인 경우 nX +nY=nZ을 충족시켜 주는 자연수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그의 문제의 정리다. 가령 2X+2Y=2Z의 경우는 23+24=25같은 것이 성립되지만 3승이상일 때는 알맞는 X, Y, Z가 없다는 말이다. 그는 이것을 증명했다고만 책 여백에 써놓고 그 방법을 밝히지 않아 3백여년동안 이것을 증명하려는 수많은 수학자들에게 꿈과 좌절을 안겨주었다. ◆요즘 이 정리가 증명될 것이란 기대에 차있다. 지난해 여름 미국 프린스턴대의 시몬 코헨교수는 이를 증명했다고 동료인 앤드루 와일즈교수를 통해 발표, 수학계를 들뜨게 했으나 검증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됐었다. 코헨과 와일즈교수등은 이번에 검증과정의 결함을 새로운 방법으로 돌파하고 이를 증명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최근 보도했는데 논문이 공개돼도 이를 검증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려함을 싫어했던 페르마로서는 전세계 수학계가 이의 증명에 흥분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달가워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번이 그의 마지막 정리를 둘러싼 의문등이 전부 정리되는 마지막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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