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원 “1천만섬·값6%는 올려야” 역설에/도시의원 「농촌회생」 인정하면서도 내심 이견 정부의 추곡수매안이 발표된뒤 민자당 도시출신의원과 농촌출신의원이 나눈 대화 한 토막.
『아무리 같은 식구라지만 정부사람들은 도대체 농촌사정을 모르는 것같아』
『왜』
『추곡수매말이야. 세상에 수매량을 작년보다 줄이고 수매가는 아예 동결한다는게 말이 되나. 이건 숫제 우리더러 정치 때려 치우라는 얘긴지…』
『얼마나 늘리고 올려주길 바라는 거야』
『최소한 1천만섬정도는 사줘야지. 또 수매가도 6%는 올려야하고』
『이유는』
『역시 가장 큰 건 UR이지. 아직도 농촌 분위기가 흉흉해. 물가도 6%나 올랐어. 내년에는 선거도 있는데』
『글쎄, 꼭 그럴까. 나같은 도시출신 의원들의 입장도 한 번 생각해 봐』
『그건 또 무슨 얘기야』 『쌀시장 개방 하고서 농촌을 달랜다며 농특세를 만들어 15조원이나 투자하기로 하지 않았나. 그것 뿐이야. 42조원의 농어촌구조조정자금도 있지 않나』
『농촌을 살리려면 불가피한 것 아닌가』
『농촌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도시는 또 그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어. 농특세나 농어촌자금이나 모두 도시민들이 낸 세금이야. 막말로 도시사람들이「내가 낸 돈이 왜 몽땅 농촌으로 가느냐」고 들고 일어나면 어떻게 하겠나』
『그건 다른 문제지. 농촌경제는 상대적으로 도시에 비해 취약해. 또 우리 국민 대부분의 뿌리가 농촌인데 누가 농촌에 돈 좀 준다고 불만을 갖겠어』
『모르는 소리말아. 솔직히 도시라고 다 도시인가. 도로나 환경, 주택사정등이 농촌보다도 못한 도시가 얼마나 많은데. 달동네가 대표적인 것 아닌가』
『정 그런 생각을 가졌다면 국회에서 발언하지 그러나』
『언제 우리나라에서 경제논리가 정치논리를 이겨본 적이 있나. 수적으로야 도시출신의원이 많지만 목소리 큰 사람이 제일인 정치풍토에서 누가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나서겠어』
『자네의 고민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우선 농촌을 살려야 하지 않겠나』
『그 점을 나름대로 수긍하니까 가만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제 WTO도 출범하는데 언제까지나 이 문제로 정치권이 매해 몸살을 앓아야 하는지…』【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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